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출구전략 우려감에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며 아시아와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러다 1994년과 같은 외환위기를 겪을 것이라는 경고마저 나왔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출구전략이 현실화하면 달러 자금 조달여건이 좋지 않은 신흥국 금융시장의 타격이 특히 더 클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자본이 대거 이탈하며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놀란 신흥국들도 출구전략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은 금리 인상을 전격 단행했다. 중국은 보유 외환을 미 국채 외의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전략과 함께 금리 자유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제2의 외환위기=신흥국 주식에서는 지난달 22일부터 2주간 79억달러가 빠졌다. 이는 2011년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이후 최대 규모다. 신흥국 채권에서도 2주 동안 18억달러가 유출돼 1년 만에 처음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중국은 경기 부진과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로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 규모가 2008년 첫 3주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 징지찬카오바오(經濟參考報)는 13일 “핫머니가 신흥시장 이탈에 따른 대가를 준비하고 있다”며 중국에 그동안 급격히 유입된 국제 유동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미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세계 채권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1994년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994년 연준은 3년간 3%로 묶어둔 기준금리를 이듬해 2월까지 6%로 올렸다. 이로 인해 신흥국에 몰리던 자금이 급격히 빠지면서 멕시코는 국채 투매현상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몰렸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 경기가 당시보다 부진해 1994년보다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달라진 신흥국 대응=1994년 중남미 외환위기의 진원지인 멕시코는 2000년 이후 외환보유액이 322억달러에서 1671억달러로 약 5.2배나 늘었다. 브라질과 태국도 3765억달러와 1622억달러로 각각 10배와 5.3배로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통화절하를 막기 위해 13일 예상밖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지난달 말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자 기준금리를 8%로 0.5%포인트나 인상했다. 또 최근에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융거래세(토빈세)를 전격 폐지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 뉴욕 명품거리인 5번가에 외환국 사무실을 개설했다. 미 국채 외에 부동산 등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진다. 미 연준의 출구 전략이 중국 당국으로 하여금 투자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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