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다른 집단토크쇼 MBN ‘동치미’·TV조선 ‘모녀기타’… 타깃층 40~60대…가족문제가 주요소재 겹치기 출연·자극적 아이템은 해결과제
조금은 편한 시사토크쇼 JTBC ‘썰전’·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 술자리 정치토론하듯…지상파와 차별화 시청자 입맛 맞지만 감정싸움 편중 우려
종합편성 채널이 초창기에는 이렇다 할 콘텐츠를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상파가 아닌 종편에서만 특화할 수 있는 콘텐츠가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두 가지 스타일로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집단 토크쇼다(방송가에서는 이를 ‘떼 토크’ 프로그램이라 한다).
의사ㆍ변호사ㆍ요리사 등 전문가 집단과 직설적 토크가 가능한 연예인들을 8~15명 정도 불러놓고 특정 주제와 이를 넘나드는 일상적이고 때로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종편은 메인 타깃층이 40~60대의 중장년이다. 이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건강ㆍ음식, 심리, 결혼ㆍ이혼, 불륜, 자녀 등 가족 문제를 소재로 집단 토크를 벌이고 있다.
지상파에도 ‘세바퀴’ ‘자기야’ ‘맘마미아’ ‘풀하우스’ 등 집단토크쇼가 있지만 종편에는 ‘고수의 비법-황금알’ ‘속풀이쇼-동치미’ ‘아주 궁금한 이야기-아궁이’ ‘신세계’ ‘닥터의 승부’ ‘신의 한 수’ ‘이제 만나러 갑니다’ ‘웰컴투 돈월드’ ‘속사정’ 등 무려 15개가 넘는 집단 토크쇼가 방영 중이다.
‘황금알’과 ‘동치미’가 종편 예능으로는 높은 시청률을 올리자 집단 토크가 종편의 유행 포맷이 됐다. 하지만, 너도나도 ‘떼 토크’를 제작하면서 주제와 패널이 겹치는 등 콘텐츠가 식상해지기 시작했다. 토크는 갈수록 직설적이고, 아이템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변해갔다. 이혜정 요리전문가와 의사, 변호사, 쇼핑호스트 등 몇몇 전문가와 조형기, 안선영 등 몇몇 연예인은 겹치기 출연이 잦다.
또 하나의 종편 콘텐츠는 ‘100분 토론’이나 ‘심야토론’과 같은 정통 시사토크쇼가 아닌 말랑말랑한 시사토크쇼의 형태로 나타났다. JTBC ‘썰전’과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가 대표적이다. 출연자가 하고 싶은 말보다는 시청자가 원하는 말을 더 많이 하고,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이야기로 시청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는 점에서는 두 프로그램이 비슷하다. 그런데 ‘썰전’은 김구라 강용석, 이철희가 다양한 정치토크를 벌이면서 때로는 깔깔거리기도 하지만, ‘쾌도난마’는 ‘핫’한 뉴스에 관련된 사람이나 평론가, 전문가 등을 게스트로 불러 이야기를 듣는다는 점이 다르다.
‘썰전’에서는 김구라, 강용석 전 국회의원,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의 조합이 기대 이상이다. 세 사람이 조그만 삼각테이블에 둘러앉아 시도하는 일명 ‘정치썰기’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하는 정치 시사 뉴스라기보다는 술자리에서 하는 정치 이면에 대한 이야기에 더 가깝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런 토크가 시청자들이 뉴스를 바라보는 눈이 생기게 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배경지식까지 알려준다는 사실이다.
조세피난처 한국인 명단 논란을 다루면서 역외 탈세 및 페이퍼컴퍼니에 대해 설명해주고 문제점까지 꼭 집어준다. 강용석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인의 행태, 문제점과 정치적인 지식도 곁들여 알려준다. 조세피난처 한국인 명단과 박근혜정부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는 김구라가 마치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재미있어하는 주제였다. 김구라는 부동산ㆍ돈 등 속물적인 주제에 대해서는 지극히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풀어간다.
‘쾌도난마‘는 그때그때 뉴스의 중심인물과 정치 시사평론가들을 초대해 ‘라오스 탈북자 9명의 북송에서 한계 드러낸 정부 대응 논란’ 등 다양한 현안에 관해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 박종진 앵커는 황상민 교수가 게스트가 된 경우에서 보듯이, 단순히 게스트의 말만 듣는 게 아니라 “그때 기분 어땠어요?”, “앞으로 이런 일(말)도 좀 하시고 그러세요” 등으로 상대의 감정을 조금씩 건드린다. 그러니 정통 토크쇼보다는 감정적ㆍ자극적으로 흐를 소지가 있다. 이 점이 ‘쾌도난마’의 차별점이자 시청자를 주목하게 하는 경쟁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가족 간의 막장적 싸움을 벌이며 장윤정과 전혀 상반된 주장을 한 그의 어머니와 남동생을 출연시켜 민감한 가족사의 말초적인 부분을 방송해 원성을 사고 있기도 하다. 방송이 가족 간의 싸움을 부추긴 꼴이 됐기 때문이다. 종편의 시사토크쇼가 정치 예능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말랑말랑한 콘텐츠를 지향하는 것은 시청자의 구미에 맞지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수준까지 가서는 안 된다는 사례로 남을 듯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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