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기자]수입차의 대중화, 국산차의 프리미엄화에 따라 수입ㆍ국산차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교집합’처럼 수입차와 국산차가 같은 시장을 두고 격돌하면서 아예 공개적으로 서로를 겨냥하고 나섰다.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수입차와 경쟁할 수 있는 파생모델을 연이어 선보이고, 수입차와 대규모 비교 시승행사도 열었다. 수입차 업계 역시 현대ㆍ기아차 모델을 경쟁상대로 정하고 각종 성능을 꼼꼼하게 비교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과거 수입차는 수입차끼리, 국산차는 국산차끼리 경쟁하던 때와 달라진 모습이다.
현대차가 6~7월 간 진행하는 대규모 수입차 비교 시승 행사에는 현대차가 정한 수입차 경쟁 모델이 반영됐다. 쏘나타는 도요타 캠리, 벨로스터는 MINI 쿠퍼, i30는 폴크스바겐 골프, 제네시스는 BMW 528i, 메르세데스 벤츠 E300과 실시한다. 각 모델은 현대차가 꼽은 수입차 경쟁 모델로,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와 경쟁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시승을 신청한 고객은 2박 3일간 현대차, 수입차 모델을 동시에 체험하게 된다.
수입차를 겨냥해 각종 파생 모델을 늘리고, 네트워크를 보강하는 투트랙 전략도 펼친다. 파생 모델로 수입차의 다양한 라인업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 다이내믹 에디션은 기존 제네시스의 서스펜션을 바꿔 주행의 역동성을 강화했다. 유럽차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제네시스의 파생 모델이다. 현재 전체 제네시스 판매량의 10% 내외를 이 모델이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차 스타일처럼 좀 더 단단한 주행 스타일을 구현한 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그밖에 아반떼 2도어, 맥스크루즈 등도 디자인이나 성능 등을 강화해 수입차와 경쟁하는 파생 모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강점인 서비스를 강화, 지점과 대리점 등을 중심으로 밀착형 네트워크를 구축해 수입차와 차별화를 꾀한다”며 “파생모델과 네트워크 강화로 수입차 대비 현대차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수입차 업계도 현대ㆍ기아차 모델을 경쟁상대로 주목하고 있다. 과거 수입차 출시 때 경쟁 모델을 같은 수입차 내에서 꼽는 게 ‘불문율’처럼 여겨졌다면, 이젠 직접적으로 현대ㆍ기아차를 언급하는 사례가 늘었다. 수입차와 국산차가 가격, 성능 등에서 명확히 시장이 구별됐던 과거와 달리 이젠 공략해야 할 고객 역시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포드 코리아는 링컨 올 뉴 MKZ를 출시하면서 경쟁 상대로 현대차 제네시스를 꼽았다. 신차 소개에서도 렉서스 ES350, BMW 520d 등과 함께 제네시스 제원을 상세히 소개하며 MKZ와 비교하기도 했다. 앞서 MKS를 출시할 때에도 경쟁 모델을 기아차 K9으로 꼽은 바 있다.
폴크스바겐 역시 신형 파사트를 출시하면서 경쟁 모델을 현대차 그랜저로 선택했다. 당시 박동훈 폴크스바겐 사장은 “가격이나 성능 등에서 현대차 그랜저가 유력한 경쟁 상대”라고 밝혔다. 도요타 캠리도 세단과 하이브리드 등 세부적인 파생모델까지 쏘나타와 겹쳐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비교되고 있는 모델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국산차와 수입차의 시장이 빠르게 점점 겹쳐지는 추세”라며 “판매 전략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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