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썽사나운 해외여행 행태를 개선하려면‘ 부강(富强)’ 보다 ‘문명(文明)’에 더 많은 관심과 힘을 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글리 차이니즈(Ugly Chinese)’라는 꼬리표 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대문호 루쉰(魯迅)의 고향인 저장(浙江)성 샤오싱(紹興)을 가보면 그가 어렸을 때 공부했던 ‘삼미서옥(三味書屋)’을 찾을 수 있다. 이곳에는 루쉰이 사용했던 나무책상이 잘 보존되어 있다. 책상에는 루쉰이 새긴 ‘조(早)’라는 글자가 100년이 지났건만 뚜렷이 남아 있다. 당시 루쉰은 아버지가 와병 중이어서 이른 아침부터 한의원에 가서 처방전을 받거나 약을 타와야 했다. 당연히 지각이 잦아 여러 차례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어느날 선생님에게 심하게 질책을 받자 루쉰은 책상 위에 ‘조(早)’ 자를 새겨 다시는 지각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중국의 학생들은 모두 루쉰에 얽힌 이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이를 통해 ‘시간을 잘 지키고 근면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그렇지만 공공재산인 학교 책상에 글자를 새긴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인지 많은 중국 관광객은 관광지에서 글을 새기거나 낙서를 남기는 것을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한 초등학생이 3500년 된 이집트 룩소르 신전에 있는 한 부조에 “○○○, 이곳에 왔다 가다’라는 낙서를 새긴 일이 인터넷에 급속히 퍼지면서 파문이 일기도 했다.
낙서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여행지에서 벌어지는 요우커(遊客ㆍ중국 관광객)의 비문명적 추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11일 프랑스 프로방스의 한 라벤더 꽃밭에서 두 쌍의 중국인 신혼부부가 사진촬영 위치를 놓고 언쟁을 벌이다 주먹까지 휘두르는 폭력사태로까지 발전됐다. 싸움소동에 웨딩드레스가 다 찢어지고 라벤더 밭도 엉망이 됐다고 한다.
이달 초 독일에서도 해프닝이 일어났다. 독일 바이에른의 한 호텔이 ‘중국인 주의’라는 전단을 숙박객들에게 나눠줬다가 ‘인종차별’ 논란을 빚은 것이다. 전단에는 “중국인이 식사할 때 쩝쩝 소리를 내거나 트림을 하는 것에 화내지 마십시오. 이는 중국의 음식문화입니다” 등 몇 가지 양해사항이 적혀 있다.
이 호텔 지배인은 “매너 없는 중국인들에 대한 다른 고객들의 항의가 잇따라 이런 고육지책을 생각해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같은 중국 관광객들의 행태를 놓고 다양한 설이 존재한다. ‘중국인들의 민도가 낮아서 그렇다’는 설명도 있고, ‘전통문화를 부정하고 유적을 파괴했던 문화대혁명의 영향 때문이다’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는 곳마다 휘호를 새겨 넣는 중국 지도자들의 행태를 흉내내고 싶어서’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많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 했다. 중국인들이 일부러 해외에서 ‘불량 관광객’들이 되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중국 국내에서 했던 행동과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 해외로 나가니 국제적 기준의 에티켓을 지키기가 어려운 것이다.
볼썽사나운 해외여행 행태를 개선하려면 ‘안에서도 안 새는’ 바가지를 만드는 일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선 ‘부강(富强)’보다 ‘문명(文明)’에 더 많은 관심과 힘을 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글리 차이니즈(Ugly Chinese)’라는 꼬리표 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