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네이버(NAVER)는 주가가 100만원 가도 할 말 없고, 50만원 가도 할 말 없는 그런 종목입니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기자에게 건넨 말입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보다 훨씬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펀드매니저의 시각이라고는 하지만 충분히 공감가는 말이었습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네이버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주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주가 적정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작년 8월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 재상장된 이후 4개월 동안 무려 30만원 넘게 수직 상승했습니다. 분할 직후 14위였던 시가총액은 크게 불어나 SK하이닉스에 이어 6위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SK텔레콤, 삼성생명, 현대중공업 등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을 모두 제친 것입니다.
작년 여름 무렵 증권가는 ‘네이버가 50만원대까지는 오를 여력이 있지만 그 이상은 무리’라고 예상했습니다. 대기업도 아닌 벤처 기업의 주가가 70만원을 돌파하기란 쉽지 않고, 모바일메신저인 ‘라인(LINE)’ 가입자도 더이상 늘어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해 말 라인 가입자가 3억명을 돌파하고 주가는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라인이 일본ㆍ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강한 파급력을 갖게 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증권사들은 앞다퉈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6일 기준 국내 20개 증권사의 네이버 목표가 평균은 84만35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금보다 20% 가까이 성장 여력이 있다는 수치입니다. 그중에서도 현대증권은 목표주가를 100만원까지 제시하며 ‘목표가 100만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어 KDB대우증권이 92만원, NH농협증권이 90만원, 신한금융투자가 90만원을 각각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대증권 측은 “올해 라인 가입자 수가 5억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미국, 남미, 유럽 지역에서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효율적으로 라인 가입자 수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SNS 플랫폼인 ‘밴드(BAND)’의 성장도 주가 상승의 호재로 꼽히고 있습니다.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려하는 목소리의 공통점은 네이버 주가가 “너무 비싸다”는 것입니다.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1990년대 후반 전세계를 강타했던 ‘닷컴버블’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라인의 적정가치에 대한 논란도 많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의 라인 추정가치는 평균 15조~20조원에 이르지만 외국계 금융사 씨티그룹은 2조6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강력한 경쟁자인 ‘왓츠앱(whataspp)’이 버티고 있는 이상 추가 성장세가 쉽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미국 기업인 왓츠앱은 사용자 4억명으로 전세계 메신저 앱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씨티 측은 “메신저 앱의 특성상 1위가 아니면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의 한 임원은 기자에게 “솔직히 얘기해서 (적정 가치를) 잘 모르겠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금 주가가 어땠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솔직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네이버 주식을 팔아야 할 시점이 온다면 과연 언제일까요. 이 임원은 “라인 가입자가 더이상 늘지 않는다는 등의 보도가 나오기 시작할 쯤이면 한발 늦은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