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제지업·印尼 팜오일 수출 타격 호주는 광산업 휘청 등 일파만파 中 경제성장 둔화에 글로벌 위기 자동차·식품 내수소비 업종 맑음

[베이징=박영서 특파원]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인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면서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고성장에 기대어 호황을 누려왔던 전 세계 업체들과 원자재 시장에 위기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반면 중국 내수소비를 겨냥한 업종은 새로운 기회를 맞고있다.

▶中 경기둔화, 글로벌 확산=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경기 둔화를 알리는 지표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독일 제지업체부터 인도네시아 팜오일 수출업체까지 ‘나비효과’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 아마존 강의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미국 텍사스에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전 세계 경제의 버팀목인 중국이 흔들리면서 이제 글로벌 경제가 중국에 기댈 수 없는 상황이 되는 분위기다.

인도네시아의 한 팜오일농장 주인인 40대의 마루리 시토러스는 “수입이 지난 1년 동안 절반으로 줄었다”고 토로했다. 이는 중국의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는 농장 직원을 12명에서 6명으로 감원했고 자동차,오토바이를 새로 구입하겠다는 계획도 포기했다.

호주의 케빈 러드 총리도 지난 11일 연설에서 “중국발 자원붐은 이제 끝났다는 게 사실이다”면서 “광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호주의 실업률이 5.7%로 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 경제가 기로에 섰다”면서 “경쟁력을 높일 새로운 부문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공헌도는 지난 2006년 5%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중국 성장둔화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WSJ는 “13억명 인구라는 거대시장을 낙관하면서 그동안 중국경제의 고성장 혜택을 가장 많이 누렸던 업계가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제조업, 통신, 철도, 제련업계의 타격이 클 것이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 경기둔화는 원자재시장의 장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세계 원자재 수요의 3분의 1가량이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15일 블룸버그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금, 니켈, 옥수수, 원유 등 주요 11개 원자재 상품 시장의 수요에서 중국 비중이 작은 천연가스(4.3%) 시장을 뺀 10개 원자재 상품시장만 계산하면 중국 수요의 비중은 평균 33.2%에 달한다.

이처럼 높은 중국의 시장 영향력 때문에 최근 불거진 중국의 경기둔화는 원자재시장에 심각한 침체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원자재 가격은 올해 들어 하락을 면치 못했다. 지난 12일 기준 니켈 가격은 t당 1만3650달러(약 1841만원)로 작년 말보다 20.5% 급락했고 금 가격은 온스당 1278달러로 작년 말보다 23.7% 폭락한 상태다.

▶내수소비 업종은 유망=반면 중국이 중공업과 인프라 투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소비를 통한 성장을 견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자동차, 식품, 의류, 관광은 유망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한국의 SK는 이달 초 중국과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기업을 세우는 데 16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SK 측은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다른 국가로 수출할 계획은 없다”면서 “중국이 추진하는 새 성장방식의 수혜를 받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일본 의류브랜드인 유니클로도 “중국 소비자의 씀씀이는 여전히 크다”면서 점포 개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와 관광업계도 마찬가지다.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