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법무부가 피고인의 신청이 없어도 국민참여재판을 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국민의 형사재판참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 가운데 피고인의 신청의사와 관계 없이 이뤄지는 참여재판은 사법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탁희성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8일 형사정책연구소식 겨울호에 ‘국민참여재판의 입법동향과 과제’라는 글을 싣고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피고인의 신청 없이 검사의 요청만으로 재판관이 참여재판에 회부하는게 가능해졌다. 회부결정전에 피고인은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갖지만, 회부결정 및 회부신청기각 결정에 대해 불복할 수 없게 된다. 기존에는 피고인의 의사에 반해 국민참여재판을 할 수 없으며, 피고인의 신청의사를 확인하지 않고 진행된 국민참여재판의 결과는 위법으로 간주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탁 위원은 글을 통해 ‘이미 참여재판에 있어서 피고인 신청에 대한 판사의 배제결정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직권에 의한 회부결정권한까지 모두 판사에게 부여됨으로써 사실상 참여재판의 개시여부가 판사에 의해 결정될 수 있는 구조로 변화될 수 있다”며 “시민의 사법참여를 통해 재판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 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도입된 참여재판이 전적으로 판사의 결정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 구조로 변화될 경우, 오히려 사법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에 충분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탁 위원은 유ㆍ무죄 평결은 배심원의 4분의 3 이상의 찬성에 의해 결정하도록 하는 ‘가중다수결에 의한 평결’에 대해서는 “전원합의가 가장 이상적이지만, 특정소수로 인해 만장일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최종안과 같이 최소한 가중다수결 방식을 취하여 최대다수의 합의를 이끌어내는게 맞다”며 긍정적인 평을 내렸다. 탁 위원은 또 판사가 배심원의 평결을 존중해 판결토록 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참여재판의 취지상 배심원의 평결에 기속력을 부여하는게 맞지만, 헌법에 나온 재판관에게 재판받을 권리등을 고려하면 최종안이 사실상 기속력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절충적인 입장을 취한 것은 불가피하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