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착륙 사고

오토 스로틀 스위치 ‘활성화’는 확인 실제 작동여부는 정밀조사 필요 섬광이 조종 방해했다는 진술도 나와 수많은 가능성만…밝혀진건 아무것도 없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 원인을 두고 수많은 원인이 제기되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크게 보면 사고 원인으로 기체의 결함인가, 조종사의 실수인가 두 가지로 나뉘지만 ‘원인의 원인’으로 따지면 상황은 훨씬 복잡하다.

엔진 이상 여부, 오토 스로틀 오작동 가능성, 글라이드 슬로프 미설치, 관제탑의 미숙한 대처 등 기체 결함을 일으킬 수 있는, 혹은 조종사 실수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으로 수많은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지만 명확히 밝혀진 건 현재 아무것도 없다. 섬광이 조종을 방해했다는 진술까지 나왔다. 결국, 이 모든 가능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건 블랙박스뿐이다.

현재까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한국 국토교통부 등 한ㆍ미 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 원인의 가장 큰 핵심은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게 기체 결함인지, 조종사 실수인지를 가리는 데에 있다. 현지 조사에서 조종사가 오토 스로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면서 이제 공은 기체 결함 여부로 넘어갔다. 진술이 맞다면, 오토 스로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게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꼽힐 수 있기 때문이다.

NTSB 역시 오토 스로틀 작동 여부에 신중한 입장이다. 데버라 허스먼 NTSB 위원장은 11일(한국시간) 언론 브리핑을 갖고 “오토 스로틀 스위치가 ‘활성화(ARM)’ 위치에 있었던 것은 확인됐다. 하지만 실제 작동했는지 여부는 정밀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또 “다양한 비행모드가 있고 이들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어떻게 이들이 작동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진술 조사상으론 조종사의 실수보단 기체 결함으로 무게가 쏠리지만, 실제로 오토 스로틀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좀 더 확인하겠다는 의미다. 블랙박스 분석이 끝나면 실제 조종사가 오토 스로틀을 어떻게 작동했는지, 그리고 조작에 따라 오토 스로틀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오토 스로틀 외에도 남아 있는 사고 원인은 적지 않다. NTSB는 기자 브리핑에서 “조종사들이 ‘충돌 34초 전 강한 불빛에 잠시 눈이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착륙 직전 500피트 상공에 도달했을 시기이며, 이 시기는 조종사가 비행기 속도가 느리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기도 하다. NTSB는 이 섬광의 정체가 무엇인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공항 시설이나 관제탑의 미흡한 대응도 직ㆍ간접적으로 사고에 영향을 끼친 원인으로 주목된다. 공사 중인 공항 시설에 무리하게 착륙을 지시했거나, 관제탑이 사고 직전까지 별다른 경고 교신을 하지 않았다는 정황 등도 추가 조사가 필요한 대목. 이 역시 블랙박스 조사와 함께 병행해 진행되고 있다. 조사단은 사고 당시의 관제레이더를 분석 중이며, 최근 동일 활주로로 접근한 모든 B777 항공기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결국 모든 가능성을 명확하게 결정 짓는 건 블랙박스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그전까진 그 누구도 사고 원인을 확신할 수 없는 단계”라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