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양부모가 양자의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양자를 파양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는 이모(87ㆍ여) 씨가 양녀 공모(61ㆍ여) 씨를 상대로 낸 파양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민법 제905조 2호의 재판상 파양원인인 ‘다른 일방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해석할 때 성년이 된 일방의 배우자도 ‘부당한 대우’의 주체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문리해석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며 “사위가 잘못한다고 해서 양녀인 피고를 파양할 수 없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의 경우 피고에게 집안 재산을 둘러싼 분쟁이나 양친자 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1953년 공 씨를 입양해 키우면서 원만한 모녀관계를 유지했으나 2003년 공 씨의 배우자인 조모 씨가 자신 소유의 회사를 두고 자신을 부양하던 남동생 등과 재산분쟁을 벌이면서 가족 갈등이 심화되자 공 씨를 상대로 파양소송을 냈다.
1ㆍ2심은 “사위가 회사 직원들에게 ‘이씨의 남동생이 회사부지 매매대금을 횡령했다’, ‘이 씨가 치매에 걸렸다’는 등의 말을 하는 등 잘못이 있다고 해서 양녀인 공 씨를 파양할 수는 없다”며 “모녀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이 씨를 부양하는 남동생 부부와 양녀 사이에 불화가 있다는 이유로 파양할 수 있다면 파양제도가 상속을 둘러싼 형제들간 다툼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이씨의 파양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