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ㆍ박병국 기자]폭염 속 전력난 때문에 각 관공서는 물론 백화점까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냉방을 줄이고 있다. 경찰서도 예외가 아니다. 에어컨 가동을 중지하고 선풍기와 부채로 더위를 피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서 안에서도 ‘이 곳’만은 딴 세상으로 통한다.
이른바 포텔 (Police hotel)이라 불리는 이곳은 서울 성북경찰서의 ‘유치장’이다. 버튼을 누르면 천장 유리창이 열리면서 자연채광이 되고 시원한 냉방이 하루종일 이뤄져 한 여름 폭염특보도 무섭지 않다. 이런 까닭에 유치장이 ‘경찰서 안의 VIP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성북서의 이 같은 시설이 유명해진 것은 경찰 내에서도 인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강조되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1분기 기관유형별 인권침해 접수현황에 따르면 경찰 인권침해 진정은 29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건 증가해 조사대상 기관 중 가장 높은 24.1%의 증가율을 보일 정도로 열악하다.
이에 경찰은 서울 지역 31개 경찰서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권고ㆍ진정 건수 및 인권보호 노력도를 환산하는 등의 인권지표를 토대로 ‘인권경찰서’를 지정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성북경찰서는 국가인권위 권고 및 진정건수, 인권보호노력도 등의 평가에서 98.56점을 획득해 ‘인권경찰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모범사례를 공유하는 차원에는 오는 21일 열릴 경찰청 인권위원회 정기회의를 성북경찰서에서 개최할 예정이다”고 19일 밝혔다.
반면, 서울 일부 경찰서는 과도하게 절전에 나서면서 민원인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영등포경찰서의 경우 지난주 민원인 대기실에 있던 선풍기를 치워버렸다. 또 지난주초 전력대란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민원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종합민원실 냉방기 가동도 중단하기도 했다. 강서경찰서에서는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더위에 지쳐 경찰서로 에어컨을 주문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일선 경찰서 관계자는 “31개 경찰서 전력사용량 순위까지 들이밀며 절전을 하라하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경찰서장이 돌아다니면서 직접 절전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