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증세 논란에 이어 복지 공약 수정론이 쏟아지고 있지만 청와대는 “증세도, 공약 수정도 없다”는 쪽으로 방향 설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야권에서 요구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감표명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세제개편안으로 촉발된 복지 재원 마련 논란에 더 이상 발을 담구지 않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14일 일각에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복지 수정론에 대해 “아직은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며 “첫해부터 하지 못하겠다고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공약 재원 135조원 가운데 84조원이 세출 절감을 통해 확보하도록 공약 가계부가 설계돼 있다”며 “정부가 (세출 구조조정을) 하는 데까지 해보고 정 안되면 그때 가서 공약 변경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공약을 원안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공약 이행 시기나 규모에 대해선 미세 조정은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청와대가 이처럼 공약 수정론에 쐐기를 박은 것은 지난 2월 대통령직인수위와 지난 6월 공약가계부 발표 당시 이미 조정을 거친 만큼 지금 당장 복지 공약을 손질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복지 공약은 박근혜정부의 슬로건 ‘국민행복’과 직결되는 만큼 새 정부 출범 6개월만에 복지 공약에 손을 들 경우 정체성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도 ‘수정 불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솔직하게 증세를 해야 한다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불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복지 공약 수정 만큼이나 증세 논의 역시 현재로선 불가능한 카드라는 것이다. ‘증세 없는 원안대로의 복지’라는 당초의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더 이상 진전되지 않은 셈이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는 이와관련 “증세 애기를 꺼내기에는 너무 이른 측면이 있다”며 “현재로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도 “지금 당장 증세 논의에 불을 지피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오히려 활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크다“며 “세금을 더 거두면 된다는 것은 말은 쉽지만 지금 당장 실행에 옮기기엔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선거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웠던 ‘국민대타협위원회’를 통한 증세 논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증세 불가 입장을 명확히 하는 데엔 섣불리 본격적인 증세 논의에 나섰다간 정권 초부터 커다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청와대 주변에선 정부 차원에서 증세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는 시기는 아무리 빨라도 내년 후반이나 돼야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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