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99회> 감추어진 승부 23
3층, 공지호 인민무력부 부부장의 방에서는 계속 진격명령이 떨어지는데, 6층의 곽승철인들 나 몰라라 할 수 있나?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이 그까짓 인민무력부 부부장에게 꿀릴 수야 있냐는 말이다.
“이거이 뭐하는 짓이가?”
곽승철의 파트너 빨간 모자 에미나이는 불춤과 불 쇼가 주특기였다. 원래 그 주특기를 한껏 발휘하려면 옆에 풀장이라도 펼쳐져 있는 야외 빠가 제격이었지만… 어찌어찌하여 방 안으로 들어왔으니 간이 불 쇼라도 선보이려는 중이었다.
“위원 동무는 궐련이나 태우시면서 점잖게 누워 계시라요. 본격적으로 홍콩여행을 하기 전에 맛 뵈기 쇼 좀 보여드리갔시오.”
“너… 홍콩에 가봤네?”
“안즉 못 가봤습네다.”
“그런데 어찌 홍콩여행을 본격적으로 떠나자고 하네?”
“전깃불이 번떡번떡하고, 눈알이 뱅뱅 돌면 그거이가 홍콩 아니갔습네까? 여러 말 마시고 번개딱딱이나 이리 주시라요.”
“번개딱딱이로 뭐하려고 하네?”
곽승철은 이렇게 줄기차게 물어보면서도 어느새 홍콩여행을 떠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윗도리와 바지를 벗어던지고 침대 위에 대자로 누워 눈알을 껌벅이고 있더라는 말이다. 그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불 쇼 전문가가 라이터를 찾는 것으로 보아 결혼생활 30년 동안 무미하게 이어져 왔던… 그런 야간작업과는 확연히 다를 모양이었다.
“우선 위스키로 소나기 목욕부터 하시갔습네다.”
빨간 모자 에미나이는 마치 가글을 하듯 위스키 한 모금을 입안에 넣고 우르르 거리더니 푸! 푸! 거리며 곽승철의 몸뚱이 위로 뿜어내기 시작했다. 마치 안개가 퍼지듯 독한 위스키가 곽승철 위원의 몸에 뿌려지자 그의 몸뚱이에서는 번쩍번쩍 윤이 나기 시작했다.
“으~ 차가워라. 미쳤네? 그 비싼 위스키로 뭐하는 짓이네?”
“홍콩여행 떠나는데 이까짓 위스키가 대숩네까?”
빨간 모자 에미나이는 그의 배 위에 날름 걸터앉아 온 몸에 골고루 위스키를 뿜어댔다. 위스키가 뿜어질 때마다… 처음엔 아찔하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알콜이 증발하면서 온몸이 시원해지기 시작했다.
시간차 공격! 몸이 얼얼해지던 그 순간에 빨간 모자 에미나이는 양 다리를 옆으로 한껏 벌렸다. 마치 평균대 위에서 체조묘기를 부리듯, 그녀는 두 다리를 옆으로 벌렸다가 다시 앞으로 쭉 뻗고, 또다시 옆으로 벌리는 동작을 반복했다.
“으~ 차가워라… 앗 뜨거워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터. 온 몸이 시원해지는 중에 유독 한 군데, 지겟작대기는 뜨거워지고 있었으니 곽승철이야말로 체온대비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중이었다. 무릇 뜨거워진 엔진을 물로 식히는 것이 수냉식 기법이던가? 그 에미나이는 가끔씩 벌떡 일어나 앉아 곽승철의 아랫배에 위스키를 뿜어대곤 했는데…
“자, 그럼 불 쇼를 시작하갔습네다. 곽 위원 동무는 이제부터 누운 채로 성화 봉송을 시작하는 겁네다. 따라 외치시라요. 민족의 영웅이시며 아시아의 등불이신 위대한 수령 동지를 위해서 성화를…”
그 에미나이는 이렇게 선창을 하면서 그의 지겟작대기에 번쩍 불을 댕기고야 말았다. 그녀로서는 한두 번 해본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알콜도수 60도가 넘는 위스키가 그의 지겟작대기 위로 부어지고 번개딱딱이에서 번쩍 불똥이 튀는 순간 곽승철도 복창을 했다.
“민족의 영웅이시며 아시아의 등불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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