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전두환(82)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수사에서 불법 증여 및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차남 재용(49) 씨가 미납추징금을 자진납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일가 미납추징금 특별환수팀(부장 김형준)은 지난 3일 오전 재용 씨를 소환해 18시간 가량 강도높게 조사한 뒤 이튿날인 4일 오전 1시44분께 돌려보냈다. 변호사를 대동하지 않고 출석했던 재용 씨는 조사 과정에서 미납추징금 전액인 1672억을 단계별로 자진납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서 검찰은 피의자 신분인 재용 씨를 상대로 외삼촌 이창석(구속) 씨와 경기도 오산 땅 5필지 49만5000㎡(15만평)를 매매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 증여 및 조세 포탈 혐의는 물론 미국 애틀랜타와 로스앤젤레스에서 구입한 부동산 구입 과정에 비자금이 유입된 의혹 등에 대해 강하게 추궁했다.

검찰은 재용 씨의 조사 내용을 검토해 추가 소환 여부를 결정한 뒤 사전구속영장 등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 방침이다. 재용 씨 등 전 전 대통령 측이 자진납부 의사를 밝혔다 하더라도 드러난 혐의에 대해서는 원칙대로 수사하고 사법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재용 씨는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온 자리에서 ‘가족회의에서 추징금을 자진납부하기로 합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말씀드리겠다”며 잠정적 합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혐의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으나 이 사건을 둘러싼 사회적 분위기를 의식한 듯 “거듭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측이 자진납부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최근 노태우 전 대통령측이 230억원 미납추징금을 완납한 데 적잖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재용 씨에 이어 장남 재국 씨, 삼남 재만 씨의 소환 및 사법처리가 예고된 만큼 심리적 압박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측은 미납금액 1672억 전액을 당장 완납할 수 있는 사정은 안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우선 1000억원 가량을 일차 납부한 뒤, 잔액을 마련하는 대로 추가 납부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가 중 상대적으로 더 여유가 있는 재국 씨와 재용 씨가 상당액을 분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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