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 위해 적절한 메시지 필요”

박근혜 대통령의 ‘침묵의 정치’가 한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월 여야대표와의 3자회동 이튿날 “당의 목적을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는 일은 하지 않았다. 장외투쟁을 고집하면서 민생을 외면한다면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며 야당을 향해 돌직구를 날렸던 것과는 180도 바뀐 셈이다.

매주 월요일 박 대통령이 국정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창구가 됐던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는 3주째 열리지 않았다.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도 박 대통령은 국정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대신 민생과 경제를 선택했다.

청와대의 기류도 박 대통령의 ‘침묵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국정원과 검찰에 대한 질문에 ‘노 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지금은 청와대가 나서서 뭐라 말할 타이밍이 아니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다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외부로 비쳐지는 ‘침묵’과는 거리가 멀다.

상황을 계속 꼬이게 하는 검찰이나, 국정원 수사를 놓고 검찰 지휘부가 치고받는 상황이나, 국정원 댓글을 대선불복으로 몰고가는 야당에 대해 불만이 팽배하다. 특히 ‘청와대가 나서기엔 아직은 때가 아니다’는 분위기로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지금 섣불리 뭐라 얘기하면 ‘청와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또 몰고갈 게 뻔하다”며 “소나기가 올 때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도 “지금 상황에선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며 “어떻게 말하든 청와대가 정쟁의 한가운데로 옮아갈 수밖에 없다. 뭐라 말만 하면 부정선거입네 하면서 대선에 불복하는 민주당에 빌미만 주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에 대해 “국정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현안에 대해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메시지를 던져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청와대가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석희ㆍ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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