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 주장 뒷받침 위해 수억원 연구비 지급 일부선 ‘밥그릇 챙기기’ 용역에 혈세 펑펑 비난
검ㆍ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현재 수면 아래로 잠복해 있지만 검ㆍ경 양측은 호송ㆍ인치, 송치지휘 등 지엽적인 이슈를 통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검ㆍ경은 이러한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근 수년간 연구용역비로만 수억원을 투입했다.
정부정책 연구정보 서비스 사이트(https://www.prism.go.kr)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010~2012년 ‘헌법 원리에 부합한 검찰 수사지휘 체계 연구’ 등 9건의 연구용역을, 경찰은 2007~2011년 ‘개정 형소법 등의 의미와 수사지휘권의 범위와 한계’ 등 13건의 연구용역을 의뢰해 총 4억1539만9000원의 연구비를 지급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검찰은 2010년 ‘헌법원리에 부합한 검찰 수사지휘 체계 연구’, 2011년 ‘수사 단계에서의 인권 보호를 위한 검찰의 수사지휘권 정립 방안 연구’ 등의 연구용역을 발주하며 각각 1500만원을 지급했다.
특히 2012년에는 ‘검사 영장청구권의 실천적 의미와 당위성’ 등 검ㆍ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연구용역 7건을 무더기로 발주하면서 7년간 총 1억3500만원의 용역비를 지급했다. 용역보고서들은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왜 필요한지, 검사의 독점적 영장청구권은 왜 필요한지 등 기존 검찰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들이다.
경찰도 13건의 연구용역에 총 2억1139만9000원의 연구용역비를 지급했다.
특히 2012년에만 ‘호송ㆍ인치제도 개선 방안 연구’ 등 6개 주제를 연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부분의 연구 내용은 ‘영장은 법원이 발부하는 것이므로 경찰도 영장청구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거나 수사지휘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내용, 호송ㆍ인치에 많은 인력이 소모되지 않는 만큼 검찰이 직접 호송ㆍ인치해야 한다는 등 경찰의 기존 주장을 그대로 담고 있다. 결국 검ㆍ경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용역에 귀한 혈세를 사용한 셈이다.
이러한 ‘자기 밥그릇 챙기기식’의 연구용역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0개월 동안 ‘사법경찰관 사건 송치의 법적 성격 연구’ ‘검사의 사이버범죄 수사지휘에 대한 연구’ 등 두 건의 연구용역에 5200만원을 지급했다.
검찰은 특히 두 개의 연구용역을 통해 경찰의 송치 거부, 송치 취소 등에 대한 통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현재 경찰이 송치지휘를 받지 않도록 돼 있는 특정 사이버범죄에 대한 송치 전 지휘 방안도 찾는 등 사법경찰관이 수사 중인 사안을 송치지휘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경찰 역시 ‘경찰의 영장신청권 실효성 확보 방안 연구’에 1700만원을 지급하면서 헌법에 보장된 검찰의 영장독점청구권을 깨트리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