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스티커를 신제품으로 속여 고령 구직자 대상 7억원 가로채
우주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장치를 발명했다고 속여 수억원을 챙긴 다단계업체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제품 임대료와 다단계사업 가입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챙긴 혐의(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제품 개발자 A(51) 씨를 구속하고, 이 업체의 명의상 대표인 B(55ㆍ여) 씨 등 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해 4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방문판매업체 사무실을 차린 후 이달 2일까지 60~70대 노인과 재취업이 시급한 40∼50대 구직자를 상대로 제품설명회를 수시로 열어 회원 445명을 모집, 총 7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특수 스티커’를 휴대전화에 부착해 시가잭에 연결하고 운행하면 우주에너지 주파수로 인해 자동차 연비가 40~80% 향상된다고 노인들을 속였다. 또 이 스티커를 물통이나 드라이기에 붙이면 ‘에너지 물’이 되거나 머리가 빠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이 스티커는 평범한 종이와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것으로 우주에너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품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연비 절감 기술은 이론만 정립되면 충분히 노벨상을 받을 수 있다”고 피해자들에게 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불법 다단계ㆍ방문판매’ 신고 건수는 지난해 159건에 달할 정도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다단계업체의 경우 누구나 설립할 수 있는 방문판매업으로 신고한 뒤 실제 영업은 다단계 형태로 운영하고, 모든 업무가 구두나 암묵적 지시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적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재취업을 희망하는 베이비부머 세대 및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 방문판매업체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