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A 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폭력에 시달렸다. 급식시간마다 친구들은 자신들이 먹기 싫은 음식을 A 군의 식판 위에 올려놓아 억지로 먹게 했다. 교실 안에서는 일부러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등 이유 없는 괴롭힘이 이어졌다. 이 같은 학교폭력은 A 군이 중학교로 진학한 후에도 계속됐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 군의 어머니는 피해 사실을 학교에 알렸고 학교에서는 자치위원회가 열렸다. A 군의 어머니는 “내 아이의 심리 치료를 위해 치료비 등의 보상을 원한다”고 원만한 합의를 원했지만, 이때부터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가해 학생들의 부모들은 A 군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고 “과거 학교폭력 피해의 후유증까지 우리가 책임져야 하는 거냐”며 억울해했다. 학교폭력이 부모 간 감정싸움으로 격해지면서 결국 이들은 법적 소송에 이르게 됐다.

이처럼 학교폭력이 부모들 간의 갈등으로 비화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화해분쟁조정’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희영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 위기지원팀장은 “최근 아이들 간 갈등이 어른들의 고소ㆍ고발 등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학생들끼리 화해를 했다 해도, 부모 간 법적 다툼으로 인해 학교에 복귀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고 있어 학교폭력 해결책으로 ‘갈등 및 분쟁 해소’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학교폭력 실태에 비해 화해조정이나 갈등해소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나 단체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청예단 관계자는 “분쟁조정 전문가를 채용해 ‘학교폭력SOS지원단’을 구성하고 학교폭력 분쟁 해결을 돕고 있지만 학교폭력으로 인한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소년지킴이로 활동 중인 김영미 변호사는 “학교폭력으로 인해 빚어지는 각종 분쟁을 조기에 해소하고 학생들을 보호하려면 분쟁조정전문가를 양성하고 학교폭력관련법 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