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2주째…새 국면전환 가능성 주목
“예산 관련 모든문제 대화하겠다” 강경입장서 선회…협상여지 피력 ‘오바마케어’ 등 전술변화 감지 백악관 ‘최소 6주 증액’ 수용 시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부채한도 증액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공화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해 2주째에 접어든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백악관은 ‘1년 이하의 단기증액안’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일각에서 부채한도를 최소 6주에서 6개월 정도만 연장하자는 아이디어가 중재안으로 대두된 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협상 분위기는 유연해진 오바마의 발언에서도 감지됐다.
오바마는 이날 워싱턴 DC 연방재난관리청(FEMA)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통령이 협상을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올초부터 예산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기꺼이 공화당과 대화하겠다고 밝혀왔다”며 “대화와 설득, 협상을 통해 상식적인 타협안을 만들어내지 못할 사안은 없다”고 말해 공화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폐쇄가 2주차에 접어들었음에도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오바마 행정부가 원론적인 발언이기는 해도 타협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같은날 오바마 정부의 핵심 경제브레인인 진 스펄링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의장도 앞서 “부채한도 증액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의회에 달려있다”며 “우리는 기한이 길수록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결정도 의회의 몫”이라고 말해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한 발 물러서는 듯한 인상을 보였다. 이를 두고 CNN등 미국 언론들은 백악관이 협상 타결에 대한 시그널을 제시한 것 아니냐며 “정치권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백악관이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데는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셧다운 장기화 및 부채한도 증액 데드라인인 10월 17일을 넘길 경우 우려되는 국가 디폴트에 대해 세계 각국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는 상황이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도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유연한 태도가 시간을 벌기 위한 전술적 변화의 성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화당의 희망대로 오바마케어 예산과 재정지출 삭감, 복지ㆍ세제개혁 등 큰 틀의 담판을 시도하기 보다는 부채한도 증액의 폭과 기간을 조정하는 선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공화당 지도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타협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갈등의 근본원인인 ‘오바마케어’를 강경파의 목소리가 원체 강해 공화당 내에서도 의견합치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이날 오바마도 모든 사안에 대해 공화당과 협상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면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100% 얻지 않으면 정부를 폐쇄하든지 디폴트 상태를 만들겠다는 협박을 하는 한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대치정국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자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