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동정책이 전통적인 우방이던 이스라엘, 사우디 등 조차 고개를 돌리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이란의 핵문제 협상과 관련, 불협화음이 계속되면서 중동 및 우방국들의 민심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오는 2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과 이란과의 핵 협상을 통해 이란의 핵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전략이지만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등 우방국은 미국과 의견충돌을 보이면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료 출신인 아론 데이비드 밀러 우드로윌슨국제센터 부소장은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근본적으로 틀어지면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하고 미국의 다른 우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재개되는 이란 핵 협상에서 합의안이 도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협상 타결을 저지하고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합의안 도출을 통해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면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핵무기 역량이 그대로 유지된 이란에 투자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건국 이래 80년동안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사우디도 이란에 대한 미국의 유화적인 제스처에 반감을 갖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사우디는 중동 이슬람의 양대 종파 중 다수파인 ‘수니파’의 맹주로 ‘시아파’의 이란과는 숙적관계다.

또한 이란의 우방국인 시리아의 바샤드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공격 중단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으며 이는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자리 거부로 나타났다. 사우디 왕자인 반다르 빈 술탄은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에 ‘중대한 변화(major shift)’가 있을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프랑스 역시 이란 핵협상과 관련해 미국과 갈등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프랑스는 이스라엘과 함께 한 목소리를 내면서 반대 기류를 이어갔다. 지난 17일 올랑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방문하며 “프랑스는 이란 핵협상의 잠정 합의에 찬성하지만 모든 핵시설에 대한 국제적 감시, 20% 농축우라늄 생산 중단, 비축량 감축, 이라크 중수로 건설 중단 등 네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올랑드 대통령의 방문에 “진정한 친구”라고 환영했다.

미국은 이들 우방국들의 움직임에 이달 중 존 케리 국무장관의 이스라엘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