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1분기(3~6월) ‘잔인한 봄’을 보낸 증권업계가 2분기(7~9월)에도 침체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일제히 2분기 실적(잠정치)을 발표한 삼성ㆍKDB대우ㆍ우리ㆍ한국ㆍ현대 등 5대 증권사(단 한국투자증권은 8일)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하나도 없었다.

현대증권과 대우증권은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고 삼성증권(-66.94%), 우리투자증권(-63.34%)의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1분기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바닥’을 찍고 올라온다고 보긴 힘들다.

문제는 증권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돼 자칫 고사위기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원인은 코스피지수는 올라도 거래대금이 줄면서 증권사의 주수익원인 위탁 수수료 수입이 급감한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기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30일 연중 최고점인 2059.58까지 올랐지만 외국인 순매수에 따른 것으로 과거처럼 ‘지수 상승=증권업 호황’이란 공식이 깨졌다.

증권사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자산관리 분야도 경기침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으로 아직까지는 큰 효과가 없다.

수익이 마땅치 않자 증권사들은 생존을 위해 비용을 아끼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2011년 1800여개에 달하는 지점 수는 지난 6월 말 현재 1543개로 줄었다. 직원 수도 같은 기간 4만1000명 수준에서 3만9534명으로 감소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7월초 100여명을 관계사로 전환배치했다. SK증권은 이달초 조직개편과 함께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으며 KTB투자증권은 처음으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조만간 임금 삭감 및 인원 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예정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660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비용효율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진 구조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용절감은 구조조정의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동시에 나쁜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또 전문성을 요구하는 증권업의 특성상 우수한 인력이 수익성 제고의 근간이란 점에서 인력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은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 노력 외에 위탁 수수료 의존도를 낮춰 자산관리, IB 등 근본적인 수익 다변화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 등도 1970년대 위탁수수료 비중이 절반에 달했다가 수수료 자유화조치로 수수료 수익이 줄자 자산관리와 인수합병 등 사업영역을 다각화해 극복했다.

국내에서도 현대ㆍKDB대우 등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는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권사의 성공요건은 ‘고객가치 존중’과 ‘리스크 관리’였다”며 “국내 증권업에도 이 두 요소가 증권사의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너무 많은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특화 발전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최근 제기됐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지난 5월 증권사 영업활력 제고방안을 통해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간 기능분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중소형 증권사들 자체적으로 이렇다 할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면서 “현 시점에 글로벌 특화 증권사들의 사례를 분석하고 벤치마크로 삼아 국내 증권업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수의 회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같은 수익구조를 가진 국내 증권업계와는 달리 글로벌 증권사들은 일찍이 구조조정 또는 인수 및 합병(M&A)을 거치며 대형화 및 특화의 길을 걸어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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