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M이 3분기 실적을 기관투자자들에만 사전 유출한 데 따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CJ E&M을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한 데 이어 금융감독원도 조사에 착수, 제재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문제는 이 같은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당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3일 CJ E&M을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하고 공시 위반 제재금 400만원을 부과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CJ E&M은 지난달 16일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정보를 일부 기관투자자에만 미리 제공했다.

이날 기관투자자들은 CJ E&M 주식을 406억원가량 팔아치웠고, 주가는 9.45% 급락했다. 반면 이 같은 정황을 전혀 몰랐던 개인투자자들은 395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CJ E&M은 정보 유출 한 달이 지난 14일 3분기 영업이익이 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줄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금융시장에서 정보싸움에 밀린 개미들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앞서 지난 6월에는 게임빌이 유상 증자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이날 주가는 가격 제한폭까지 급락했고, 기관투자자들은 23만여주를 팔아치웠다. 금감원은 CJ E&M과 더불어 게임빌에 대해서도 불공정 거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게임빌은 유상 증자 공시정보의 사전 유출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주식시장에서는 기업 인수ㆍ합병, 증자, 수주 등 기업 내부 정보의 사전 유출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악재성 공시일수록 뒤늦게 당하는 개인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상장사가 기관투자자에게 내부 정보를 귀띔하는 일은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거래소의 이번 공시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소 측은 이번 CJ E&M 건과 관련해 ‘2013년 3/4분기 영업(잠정) 실적(공정공시) 공시 불이행’이라고만 기재해 언뜻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다. 기타란에 비교적으로 상세한 설명을 담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부연 설명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개미 지옥’으로 불리는 이유는 정보력 때문”이라며 “선진형 자본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도 상장사들과 기관투자자들의 밀월관계는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