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석채 KT 前회장 정·관계 로비 수사 본격화

관련 벤처기업 내부문건등 확보

이석채 전 KT 회장의 배임 및 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KT가 수년간 거래해오던 특정 벤처기업을 부당지원한 것으로 보고 이 전 회장의 배임이 아닌지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 대표는 야당 중진의원과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 전 회장이 전직 차관급 인사에게도 수년간 수억원을 제공한 혐의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한 것이다.

13일 검찰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 양호산)는 지난 11일 3차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KT와 수년간 거래해온 IT 벤처업체 A사도 압수수색해 KT와의 거래기록과 회계ㆍ재무자료, 내부 문건 등을 확보했다. A사의 대표는 현역 야당 중진의원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이 전 회장이 KT 고위임원의 계좌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 유력 정부 산하기관의 차관급 인사 B(56) 씨에게 수년간 해외여행 및 자녀 유학경비 지원 등의 명목으로 수만달러를 건넨 단서를 포착하고 계좌추적을 확대하던 중이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2009년 3월 취임한 이후 최근까지 수년 동안 KT가 이 업체와 상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수십억원을 부당 지원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KT의 자회사 중 한 곳인 M사와 거래 중이던 A사는 올해 초 10억원 규모의 돈을 미지급했지만 이 전 회장이 개입해 이를 독촉하지 않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회장은 또 지난 6월 A사를 방문해 공개적으로 중국 시장 공동 진출, 국내 시장에서의 협력 강화를 선언하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A사에 2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올 들어 가입자의 일일 적립현금 인출 한도를 임의적으로 제한해야 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KT와 이 업체의 거래과정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계약ㆍ기술개발 협력 등을 둘러싼 경영판단이 적정했는지, 특혜성 조치는 없었는지 등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이들 외에 다른 정ㆍ관계 인사에 대해서도 금품로비를 벌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압수물 분석 및 KT 관계자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회장이 KT 사옥 39곳을 헐값에 매각한 혐의와 OIC랭귀지비주얼을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주식을 비싸게 산 혐의, ‘사이버 MBA’를 고가에 인수한 혐의, 스크린광고 사업체인 ‘스마트애드몰’에 과다투자한 혐의 등을 잡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