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이어 대법원에서도 최종 승소
1인당 9000만원 손해배상 인정
대법, 피해자들 손해배상 판결 연이어 내놔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이 손해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또 나왔다. 지난주에 이어 대법원은 다시한번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피해자 고(故) 홍순의씨 등 14명과 유족 등이 미쓰비시중공업 등을 상대로 낸 14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해자 측 승소로 판결한 원심(2심)을 확정했다.
소송을 낸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일제강점기 시절 미쓰비시중공업 등에서 강제로 노역했다. 식사의 양이나 질은 매우 부실했고, 숙소도 다다미 12개 정도의 좁은 방에서 10~12명이 함께 생활한 것으로 조사됐다. 숙소 주변엔 철조망이 쳐져있었고, 경찰 등의 감시를 받았으며, 한국 가족과 편지 교환도 검열로 제한됐다.
홍씨 등 피해자들은 2013년 미쓰비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하게 했다”며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돼 기계제작소 등이 파괴됐을 때도 구호조치가 없었다”고 책임을 물었다. 반면 미쓰비시 측에선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손해배상 청구권이 없다”고 반박했다.
1·2심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피해자 측에서 1인당 청구한 배상액인 1억원보다 조금 낮은 9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단, 재판 과정에서 유일한 생존자였던 홍씨는 1심 판결이 나오기 전인 2015년에 세상을 떠났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6년 8월 “피해자들이 자유를 억압당한 채 위험하고 혹독한 노동에 강제로 종사했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또한 미쓰비시의 주장에 대해서도 “청구권 협정 당시 한일 정부는 일제의 한반도 지배의 성격에 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해당 협정으로 소멸되지 않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은 2019년 6월 미쓰비시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에겐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일본 기업 측에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며 “같은 취지로 미쓰비시 등의 소멸시효 주장을 배척하고 피해자들의 청구를 인용한 원심(2심) 판결을 수긍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8년에도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청구권은 한일청구권협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한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주에도 미쓰비시중공업·일본제철 등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피해자들 측 승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일본 기업·정부는 배상액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제3자 변제안’을 대책으로 내놨지만 생존 피해자들은 사죄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일본 측은 유감을 표명했다.
notstr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