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청조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좌). 전씨가 3일 오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전청조씨의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가 8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송파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좌). 전씨가 3일 오후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사기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27)씨가 지난달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씨와 결혼 예정이라는 인터뷰를 하기 직전까지 남씨를 상대로 재벌 3세 행세를 지속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전씨의 사기 사건 공범 혐의로 입건돼 8일 경찰에 재소환된 남씨의 결백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이날 오전 더팩트가 입수해 보도한 남씨와 전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전씨는 줄곧 남씨에게 '돈이 많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수 있다', '기업인들 부르는 결혼 싫다', '외국 자본 가져오려고 한다' 등 재벌 3세인 것처럼 발언했다.

남씨는 지난달 3일 전씨에게 결혼 관련 언론사 인터뷰를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전달하면서 "아빠(전씨 부친)를 같이 만나러 가자"고 얘기했지만, 전씨는 "아빠를 만나고 안 만나고가 지금은 나한테 안 중요하다", "지금은 내 마음이 더 중요하다, 아빠를 만나러 간다고 해서 내가 거기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싶다"며 남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어 남씨가 "중요한 일 '회사, 결혼' 앞두고 양쪽 인사도 안 하고 진행한다는 거 진짜 이상한 거다. 무슨 말을 하든 안 하든 인사는 해야 하는 거"라고 재촉하자 전씨는 "아빠엄마한테 널 소개 해줄 만큼 마음의 상황의 여유가 없다"며 또다시 빠져나갔다.

그는 "우리 집에서 나한테 누가 관심이나 있는 줄 아느냐. 돈 말고는 관심 없다, 그렇게 살아왔다"며 되레 남씨에게 언제 헤어지게 될지 몰라 불안정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아빠 얼굴 보고서 결혼을 하더라도 기업인들 불러 놓고가 아닌 가까운 지인을 불러 결혼해서 축하받고 아이 낳고 다 같이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며 자신의 재력을 과시했다.

남현희 씨와 전청조 씨.
남현희 씨와 전청조 씨.

앞서 전씨는 지난달 3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씨가 지난 2월부터 자신이 재벌 3세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재벌 3세를 사칭하려고 기자 역할 대행을 고용했는데 제 휴대전화를 보고 (남씨가) 다 알아챘고, 그때 모든 걸 털어놨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 공개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이같은 전씨의 주장 역시 거짓임에 무게가 실린다.

남씨는 특히 직전에 공개된 또 다른 카카오톡 대화에서도 전씨를 만난 뒤 두 번째 임신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믿고 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전씨는 남씨에게 "속은 어때? 임신한 게 와 닿아?"라며 걱정했고, 남씨는 "속은 괜찮은데 어제부터 또 먹어. 큰일이야. 배 나오는 게 느껴져"라고 답했다.

한편 남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 송파경찰서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6일 경찰에 출석해 10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지 이틀 만이다.

남씨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전청조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글 9개를 잇달아 올려 억울함을 주장했다. 남씨는 전씨의 사기 행각과 무관하다며 공범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아 가로채거나 이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남씨는 경찰에 접수된 전씨 상대 여러 고소 건 가운데 1건에서 전씨의 공범으로 함께 고소당했다. 고소인은 남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의 펜싱 아카데미 수강생 학부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