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원전생태계복원에 1300억원 이상 투입 계획
국회예정처 “전력산업기반기금 통한 법적근거 명확히해야”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정부가 내년 예산에 전력산업기반기금(전력기금)으로 1300억원 가량을 원자력발전 생태계 복원에 투입한다. 전력산업 기반 조성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마련된 전력기금이 당초의 취지에 맞지 않게 사용되면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내년도 전력산업기반기금의 금융지원 사업계획안에는 ▷원전생태계금융지원사업 1000억원 ▷원전기자재선금보증보험지원사업 57억8500만원 ▷원전수출보증 250억원 등 총 1307억8500만원이 원전생태계 복원 기금으로 편성됐다.
이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는 “원전기자재선급보증보험 사업은 전기사업법 제49조 및 제34조에 명시된 전력산업기반기금의 사용 용도 및 범위에 근거가 명확히 제시돼 있지 않다”면서 “국가재정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예산 편성과 집행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기사업법 제49조에 따르면 전력기금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 대한 지원사업 ▷신재생에너지 전력계통 연계 사업 ▷전력수요 관리사업 ▷도서·벽지의 주민 등에 대한 전력공급 지원사업 등에 사용할 수 있다.
제34조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력사업과 관련한 중요 사업인 ▷안전관리 사업 ▷전력산업기반조성사업 기획 관리 및 평가 ▷전력산업 및 전력산업 관련 융복합 분야 전문인력 양성 및 관리 ▷전력분야의 시험·평가 및 검사시설 구축 등으로 기금을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전력기금의 재원은 전기요금의 3.7%를 부담금으로 부과해 조성한다. 기금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력산업 경쟁체제 도입에 따른 사회취약계층 보호와 산간 도서벽지 전력공급,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등을 목적으로 사용한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전력기금은 2019년 3조1536억원에서 2020년 4조4775억원으로 42.0% 늘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27.8%, 13.4% 증가한 5조7235억원, 6조4917억원으로 증가세다.
기금 재원은 쌓이고 있지만, 기금 사용은 일부 정책 사업에 집중되고 취약계층 지원 등 공익 목적 사용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력기금은 문 정부가 강조했던 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가장 많은 1조2657억원이 사용됐다. 이는 전체 기금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8년 전(5978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전력기금 결산에는 한국에너지공대(한전공대) 사업 지원비 250억원도 포함됐다.
반면, 농어촌전기공급지원 사업에는 작년 1858억원이 투입됐는데, 이는 전체 기금 사용액에 2.9%에 불과하다. 8년 전(1755억원)과 비교하면 5.9%(10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사업의 경우 작년 사용액(1839억원)은 8년 전과 비교해 오히려 28.1%(720억원) 쪼그라들었다.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9%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로인해 문 정부가 전력기금 취지에 맞지 않게 신재생에너지 등 특정 분야에 운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윤 정부는 두차례 문 정부 당시 태양광을 비롯한 전력기금 사용 실태를 점검, 5824억원의 위법·부정적인 집행 사례를 적발했다.
하지만 윤 정부 들어서도 국정과제에 포함된 에너지정책에 전력기금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당초 전력기금의 취지와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부는 이에 대해 “재생에너지 지원에 편중됐던 전력기금을 원자력에도 지원하는 것”이라며 “전기사업법 시행령 제34조 23호에 따라 전력산업기반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원전생계태 복원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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