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러 김정은, 푸틴 만나 무기 거래 협상
美 국무부 “탄약 거래 위한 대화의 최종단계”
러, ICBM 고체 연료 및 요격 회피 기술 전수 가능성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년여 만에 만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북한 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하고 러시아로부터 위성 발사나 미사일 관련 기술을 전수받는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민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양국 현안을 논의하고 공식 만찬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이날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다만 정상회담의 정확한 일정과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북한은 우리의 이웃이며 좋은 호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는 푸틴 대통령이 지속해서 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소모전을 겪고 있는 러시아에 다량의 포탄을 지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상황에서 진행된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러 정상간 무기 거래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는 이번 회담의 결과를 매우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면서 “북한에서 러시아로 어떤 무기 이전도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정 박 미 국무부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부대표는 이날 워싱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개최된 한국 국립외교원과 CSIS의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쓸 상당량 및 다종의 탄약을 제공받기 위한 대화의 최종 단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부대표는 또 이번에 두 정상이 합의할 거래에는 북한이 러시아 방위산업에 사용될 원자재를 제공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122㎜ 포탄과 152㎜ 포탄, 각종 대포와 로켓 등 러시아 무기와 호환될 수 있는 무기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러시아가 전장에 배치한 T-54, T-62 등 전차의 부품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무기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대대적인 반격에 직면한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7월 27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북한을 방문해 북러 간 무기 거래 협상의 물꼬를 튼 바 있다.
국무부 출신인 마이클 키마게 미국 카톨릭대학교 교수는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를 우회해 무기를 얻어야 하고 자국의 에너지를 팔 새로운 시장이 필요해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독재 국가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북한이 포탄 지원의 대가로 어떤 것을 요구하느냐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핵무기를 운반하는 발사체 기술 고도화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포린폴리시(FP)는 북한이 러시알로부터 위성과 핵잠수함 관련 기술을 얻을 수 있으며 자체적으로 개발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위한 고체 연료 추진제에 대한 기술이나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는 대응 기술 등을 이전 받아 미사일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는 “이같은 기술은 핵탄두를 운반하는 발사체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고 미국이 방어하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라며 “러시아가 원한다면 북한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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