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 공적 인물이라 보기 어려워”
“수사 합리적 이유 없이 매우 느리게 진행”
정 의원 “다분히 감정 섞인 판단, 항소하겠다”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법원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은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벌금 5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했는데, 법원은 이보다 훨씬 무거운 실형을 택했다.
재판부는 그 사유로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는 공적 인물로 보기 어려웠고 정 의원의 글 내용은 공적 관심사나 정부 정책결정과 관련된 사항도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임기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였는데, 정 의원은 문제가 된 글을 2017년 9월에 작성했다.
또한 재판부는 ‘수사가 합리적 이유 없이 매우 느리게 진행된 점’을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범행 후 (현재) 5년이 지난 점을 피고인(정 의원)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해 달라”고 했는데, 법원은 “수사가 느리게 진행돼 정 의원이 불이익을 봤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를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2017년 9월에 SNS에 글을 올려 고인인 노 전 대통령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정 의원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 보복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권양숙 여사와 아들이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해당 글 내용은 거짓이고 피고인이 그 내용을 진실이라 믿을만한 합당한 근거도 없었다”며 “내용이 악의적이어서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고 유죄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선고 직후 정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꽉 다문 채 법정을 떠났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1심 판결이) 다분히 감정이 섞인 판단이라고 이해된다”며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노 전 대통령 등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마음에 상처를 줄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현직 국회의원이 일반 형사사건으로 실형 등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향후 1심 판결이 확정되면 정 의원은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notstr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