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10일 한반도 상륙 전망
뜨거운 해수면 머물며 세력 키워
남부지방 산지 지나 두꺼운 비구름 형성
“집중호우 형태로 곳곳 쏟아질 것” 전망도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오는 10일께 한반도 상륙 예정인 제6호 태풍 ‘카눈’은 압축된 형태로 예년의 태풍보다 더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눈이 뜨거운 해수면에 머물면서 천천히 세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남부지방의 산지를 만나며 두꺼운 비구름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곳곳에 뭉친 수증기로 인해 지난달과 같은 집중호우가 재현되면서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예보 기준 카눈은 오는 10일께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예정이다. 이후 카눈 중심부가 서울을 지나가면서 11일께 함흥 남서쪽 약 40㎞ 부근 육상에 위치할 때까지는 전국이 카눈 영향권 아래에 있다. 현재는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270㎞ 부근 해상에 위치하면서 한반도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태풍 강도는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는 정도의 위력인 ‘강(최대 풍속 초속 33~44m)’으로 오는 10일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이후 12일 오전 북한을 통과한 뒤 중국에 이르러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준 카눈 중심기압은 970hPa로, 과거 카눈과 비슷한 경로로 한반도를 지나갔던 2020년 9월 태풍 하이선(960hPa)과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하이선으로 인해 2명이 실종되고 5명이 부상했으며 1213건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카눈 세력을 키운 가장 주된 요인은 평년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다. 현재 남해안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2도 높은 약 29도다. 해수면은 태풍 세력을 강화하는 ‘기름’ 역할을 한다. 태풍 자체가 품고 있는 뜨거운 수증기에 더해 해수면 영향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통상 육지에 상륙하면 태풍은 세력이 약화하기 마련이나 카눈의 경우 이와 반대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남해안 지방 산지를 만나 상승한 공기가 구름을 두껍게 형성하면서 더 많은 비가 쏟아질 수 있다.
다량의 뜨거운 수증기를 품은 카눈은 지난달 전국 곳곳에 쏟아진 국지성 호우 형태를 재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강남영 경북대 기후과학연구실 교수는 “태풍은 육지에 이르면 중심부에 압축된 형태에서 점차 세력이 확산되는 형태를 띤다”며 “이런 가운데 카눈은 현재 뜨거운 수증기를 많이 품고 있는 상태라 전국에 비슷한 수준으로 비가 내리기 보다는 태풍 곳곳에 뭉친 수증기가 집중호우 형태로 강하게 내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예년의 태풍보다 느린 카눈 속도 역시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카눈은 지난달까지 시속 15~20㎞ 속도로 올라오다 현재는 시속 7㎞로 느려졌다. 이로 인해 카눈이 한반도에 오래 머무는 데다, 지난달 이어진 장마로 지반이 약해진 상황에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카눈은 현재 한반도 양쪽으로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사이에 끼여 느리게 북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반도에 진입하는 9~10일께 속도는 현재보다는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예상되는 카눈 최대 순간 풍속은 경상권 해안이 초속 40m 내외, 강원·영동, 경상권 내륙, 제주도가 초속 25~35m, 경기남동 내륙과 강원·영서, 충남권 동부, 충북, 전라 동부는 초속 20~30m, 기타 수도권과 충남권 서부, 전라권 서부는 15~25m/s 내외다.
현재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는 이미 카눈 영향에 따른 비가 예보됐다. 이날 강원·영동 강수량은 50~150㎜(많은 곳 200㎜ 이상), 경북·북부·동해안은 5~60㎜, 제주도는 5~40㎜가 예상됐다. 카눈 영향이 본격화되는 9~10일 사이에는 강원·영동에 최대 400㎜(많은 곳 500㎜ 이상), 경상권에는 최대 200㎜(많은 곳 300㎜ 이상)의 비가 내리겠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태풍이 우리나라 전역에 직접적 영향을 줄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단계를 가동했다. 위기 경보 수준은 ‘관심’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
k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