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연월일 정정 신청 낸 A씨 사건 파기환송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잘못…다시 심리 취지

서울 서초구 대법원. [헤럴드경제 DB]
서울 서초구 대법원. [헤럴드경제 DB]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출생연월일이 명백하게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이를 수정해 진정한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8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가 낸 등록부 정정(출생연월일 정정) 신청 사건에서 지난달 14일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정정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있어 사건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는 결정이다.

A씨는 지난해 자신의 가족관계등록부상 출생연월일을 정정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다시 판단해달라며 항고했으나 마찬가지로 기각되면서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원심은 A씨의 실제 출생연월일이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1969년 2월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봤다. A씨의 실제 생일을 1969년 2월이라고 보게 되면 만 2세인 1971년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만 15세인 1984년 12월 첫 아이를 출산한 것이 돼 경험칙과 사회통념에 비춰 수긍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A씨가 주장하는 1963년 4월의 출생연월일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다며 정정 신청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A씨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에 적힌 생년월일과 A씨 형제들이 제출한 인우보증서(가까운 사람들이 특정 사실을 증명하는 내용을 담은 문서)의 생년월일이 일치하지 않고, 각각의 문서들에 대한 객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 사항은 진실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추정을 받지만, 그 기재에 반하는 증거가 있거나 진실이 아니라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그 추정을 번복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사항이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 분명한 경우 그 기재 내용을 수정해 가족관계등록부가 진정한 가족관계의 발생 및 변동사항을 공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 생활기록부 출생연월일과 형제들의 인우보증서에 기재된 출생연월일의 구체적 날짜는 다르지만 적어도 ‘1963년 4월’에 출생했다는 점에서 일치한다”며 “친구가 작성한 인우보증서에도 자신이 1971년 A씨와 같이 초등학교에 입학해 학교를 다녔는데, 1963년생과 1964년생이 함께 입학했다는 것이므로 생활기록부나 형제들이 낸 인우보증서 내용과도 부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제출된 자료 중 출생연월일에 관해 더 신빙성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A씨의 실제 출생연월일을 확정한 다음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해야 한다”며 “그런데도 A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데에는 법리를 오해해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