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일본 도쿄의 닛케이 225지수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AP]
지난 1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일본 도쿄의 닛케이 225지수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중국이 경기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고전하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 투자가 또 다른 경제 대국인 일본으로 몰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 보고서의 올해 상반기 통계를 인용해 외국인의 일본 주식 매수 규모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수 규모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모건스탠리의 투자 전략가들도 지난주 보고서에서 미국과 유럽의 펀드 매니저들이 지난달 중국과 홍콩의 주식에 대한 순매도에 나섰다고 전했다.

매체는 “아시아 최대의 두 주식시장이 투자자금을 놓고 경쟁하는 가운데 일본이 중국을 앞서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도 일본 주식 보유 비중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아시아 중심 펀드 알리안츠 오리엔탈 인컴은 최근 중국 대신 일본 주식 비중을 크게 늘렸다.

이 펀드 내 일본 주식의 비중은 지난 6월 말 기준 40%로 중국 비중의 5배에 달한다. 작년 말만 하더라도 이 펀드 내 일본과 중국 주식의 비중은 각각 25%, 16% 수준이었다.

일본 주식 관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는 올해 21% 급등했지만 중국의 경우 0.5% 상승에 그쳤다.

올리버 리 이스트스프링투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일본 기업이 제조·자동화 등에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급망 다각화를 통해 역내 지정학적 긴장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최근 정부가 소비 진작 정책 등을 발표하며 성장동력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모건스탠리의 전략가들은 최근 “투자자들은 지난 3월 이후 (중국 정부의) 미지근한 조치들에 실망했으며 (중국 시장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매우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경제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6.3%를 기록하며 시장이 전망한 7%대 초반을 크게 밑돌았다. 더군다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에 그치며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선호 분위기는 일본 중앙은행이 최근 기존 금융완화 정책을 수정, 채권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은 전세계적 긴축 움직임에도 단기금리를 동결하고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수준으로 유도하기 위한 무제한 국채 매입을 진행하는 등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왔다. 하지만 올들어 물가가 진정되지 않자 일본은행은 지난달 말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한선을 0.5%로 두되 시장 상황에 따라 이를 일정 수준 초과해도 용인키로 했다.

더불어 통상적으로 금리가 오른 나라의 통화는 강세를 띠는 경향이 있지만, 일본에서는 이번 조치 후에도 엔화 가치가 급격하게 출렁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프랭크 벤지르머 소시에테제네랄SA 아시아 주식 전략 책임자는 “일본의 통화 정책이 매우 점진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신호가 많아진다”며 “이는 엔화가 빠르게 재평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투자 전략가들도 일본은행의 최근 조치와 관련, 투자자들이 대형주 비중을 선택적으로 늘리는 동시에 증시 전반으로 관심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한 상태로 밸류에이션도 과거보다는 덜 매력적인 상황이라 신중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