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EZ 국제학교 유치 협약서 ‘사기 보도’로 의혹만 남겨
투자유치사업본부장, “설립자 따로 있다”… 또 다른 의문 제기
실무 담당과장 업무 배제 후 유치 강행… 왜 이렇게까지
인천시장 아닌 인천경제청장이 홍콩까지 가서 직접 MOU 체결
인천시장이 의혹에 물든 국제학교 유치 진위여부 파악 직접 나서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IFEZ(인천경제자유구역) 내 국제학교를 유치하는데 있어 현행법을 무시하면서까지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기에 국제학교 설립 유치를 위한 협약서 마저 이해할 수 없는 제3 협약자와의 체결로 의혹만 커지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송도국제도시에 450년 전통 명문학교 영국 해로우 스쿨(Harrow School)을 유치해 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해 대대적으로 홍보 효과를 얻었지만, ‘사기 보도’였음이 드러나 지탄을 받고 있다.〈관련기사 8월 2일 보도된 [단독]IFEZ 국제학교 유치 협약 ‘사기 보도’인가… 홍콩 협약자 사실과 달라 의혹 증폭〉
인천경제청은 지난 6월 국제학교를 유치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보도자료 요지는 ‘영국 해로우 스쿨을 유치해 왔다’고 하면서 홍콩 AISL이라는 법인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실제와 다르게 홍콩 IETSL이라는 업체와 협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청이 해로우스쿨 상표권을 확보하고 있는 AISL과 MOU를 체결하지 않았는데도 보도자료에는 AISL과 체결했다고 거짓 발표로 홍보한 것이다.
본지(헤럴드경제)는 지난달 국제학교 유치에 대한 취재를 하던 중 경제청이 협약 당사자를 놓고 실무자와 간부의 말이 서로 달라 이상하게 여긴적이 있었다.
필자는 취재 당시 “한국 현행법상 비영리 외국학교법인이 아니면 국제학교 설립 권한이 없는데 홍콩 AISL은 해로우 스쿨 상표권만 가져온 영리기업이기 때문에 경제청이 홍콩 영리기업에 해로우 스쿨 분교 설립 권한을 부여한 것은 위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필자는 경제청 서비스산업유치과 실무직원에게 “홍콩 AISL은 영리기업인데 IFEZ(송도)에 학교 설립이 가능하냐”라고 물었다. 실무직원은 “AISL이 아니라 IETSL(Innovative Education Technology Services Limited·홍콩업체)과 협약했다”고 말했다.
보도자료에는 MOU 체결 협약자가 AISL이라고 돼 있는데 갑자기 IETSL이라고 하자, 필자는 경제청 김종환 투자유치사업본부장에게 다시 확인하기 위해 “실무직원이 IETSL과 협약했다고 말했다. 맞냐”라고 질문하자, 김 본부장은 “아니다. 실무직원이 잘못 알고 있다. 홍콩 AISL과 체결한게 맞다”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과 실무직원은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지난 6월 홍콩에서 AISL과 MOU 체결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는데도 서로 다르게 대답해 이상하게 여겼다.
필자는 당시 경제청이 보도자료를 배포한 내용과 사진(현수막)에도 AISL과 협약했다고 나와 있어 김 본부장의 말대로 실제 AISL과 협약한 것으로 여기고 더 이상 문제를 삼지 않았다.
인천경제청, 임·직원 주장 다르고 협약 당사자 숨기기 급급
하지만, 필자는 임·직원 주장이 다른 MOU 체결 협약 당사자가 확실히 누구인지 다시 확인하기 위해 최근 다시 알아본 결과, 김 본부장의 말이 거짓이었다. 실무직원에게 재차 해로우 스쿨 유치 협약 당사자가 IETSL이 맞냐고 물었을 때 그는 부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는 MOU 협약서를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실무직원은 “보여줄 수 없다”면서 회피했다.
이어 김 본부장에게 “일전에 AISL과 협약을 체결했다고 했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이번에는 AISL과 협약한게 아니라고 번복했다. 결국 지난 6월 경제청이 발표한 보도자료는 사기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또한 협약서 서명은 IETSL과 했으면서 왜 경제청 보도자료에는 사실과 다르게 AISL과 했다고 발표했는지 그 이유를 묻자, 김 본부장은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송도에 비영리법인을 세워 설립할 계획이다. 그게 안되면 인천시교육청이 허가를 해 주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질문의 본질을 회피했다.
우리나라 현행법에 따라 홍콩 영리기업이 송도 해로우 스쿨 설립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 본부장은 줄곧 동문서답식으로 “송도에 비영리법인을 세울거다”라고만 반복해 대답했다.
현행법에 국제학교 유치 협약은 분교를 설립하는 본교와 협약하는 것이고 법적인 책임은 협약 당사자가 책임지게 돼 있는데도 그는 말도 안되는 대답으로만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또 법령에는 시 교육청 허가를 받은 후 3주 이내에 해외 본교가 분사무소를 설치하기로 돼 있다. 필자는 이에 대한 질문을 하자, 김 본부장은 “분사무소가 아니라 송도에 독립적인 법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필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 대답 또한 법적으로 위배되는 말을 하고 있다.
필자는 보도를 통해 “경제청이 홍콩 영리기업 AISL에 송도 국제학교 설립 자격을 부여한다는 의미의 MOU 협약을 체결한 것은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고, 경제청은 이제와서 송도 국제학교 설립자는 AISL도 아니고 IETSL도 아니라고 했다.
필자는 “그럼 설립자는 누구냐”라고 질문하자, 김 본부장은 “설립자는 따로 있다”면서 “누구라고는 말할 수 없다”라고 대답했다. 결국, AISL도 아니고 IETSL도 아니라는 말로 또 다시 의혹만 부풀리게 하고 있다.
홍콩 AISL은 영리기업으로서 한국법상 영국 해로우 스쿨 분교 설립 자격이 없다. AISL이든, IETSL이든 어느 것을 내세우더라도 영국 본교와 무관하므로 설립 자격이 없는 것은 매한가지다.
인·허가권 가진 인천시교육청을 설득하면 된다
지난 2021년 포항시는 해로우 스쿨과 유사하게 아시아지역 상표권을 소유한 홍콩기업과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다가 교육청 인허가 검토 과정에서 법적으로 설립 자격이 없어 무산된 사례도 있다.
앞서 최초 취재 당시 필자는 포항시의 사례가 있어 김 본부장에게 “AISL이 홍콩영리기업으로 법적인 하자가 있는데 시 교육청이 허가를 내주겠느냐”라는 질문에 김 본부장은 “설득하면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는 ‘교육청과 공범으로 함께 가자’라는 의미로 볼 수 밖에 없어 과연 책임자의 입에서 쉽게 나올 말인가, 필자는 놀랬다.
현행법 비영리법인 외국학교법인(본교)의 분교 설립과 관련, 김 본부장은 “헤럴드경제에서 지적한대로 법에는 영리기업이 설립할 수 없다는 건 맞다. 하지만, 학교를 설립하려면 최소한 800억~1000억원이 들어가는데 학교가 투자해도 본교로 과실(이익금) 송금이 안되고 배당도 안되는데 누가(본교) 투자하겠는가”라면서 ‘영리기업이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김 본부장의 말대로라면, 재원조달 여건이 못 돼 법을 어겨서라도 해 보겠다는 말처럼 들렸다.
또 “홍콩기업이 세우는 학교여서 송도 국제학교 졸업생들은 영국 해로 우스쿨과 무관하고 본교 졸업장도 못 받는 것 아니냐”라는 필자의 질문에 그는 “송도 내 외국대학들은 분교여서 해외 본교 대학 졸업장으로 인정하지만, 유·초·중·고 국제학교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의 의미는 국제학교 설립자는 왜 본교가 신청하게 되는지 기본 개념조차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제청은 영국 명문 해로우 스쿨을 유치해온 것이 아니라 홍콩 모기업이 설립자가 돼 상표만 가져다 쓸 뿐, 법적으로 영국 본교와 무관한 홍콩인이 좌지우지하는 학교를 세우겠다는 취지다. 이러한 학교는 설립 자격에 본교가 아니어도 상관 없는 외국인학교로 설립할 수 밖에 없으며 IFEZ 내 국제학교로는 설립할 수 없는 것이다.
본지의 취재를 종합해 보면, 지난 2018년 영국 해로우 스쿨 본교를 방문한 적 있는 김 청장 본인은 이미 영국 본교는 아시아지역에 직접 설립 권한이 없고 상표권을 매수한 홍콩 AISL만이 한국에 설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따라서 경제청은 현행법에 비영리 외국학교법인(본교)이 아니면 분교 설립 권한이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법을 위반해 무자격 홍콩기업에 송도 국제학교 설립 자격을 부여해 주는 MOU를 맺은 것이다.
담당 실무과장 업무 배제 후 위법소지 홍콩기업과 MOU 강행
경제청 국제학교 유치 부서 책임자인 실무과장은 “경제청장이 직접 지시해서 추진한 것인데 인허가권자인 시 교육청과 조율과정도 거치지 않았고 토지, 건축에 대한 아무 준비나 대안도 없이 MOU가 강행됐다”며 “유감스럽지만, 추진과정에서 부서책임자 담당 과장인 저를 배제시켰다. 할 말이 별로 없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청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MOU 협약을 해로우 스쿨 본교와 맺었어야 맞다. 하지만, 아시아지역 상표사용권을 홍콩기업에 넘겼으니 불가능한 구조다. 법리적으로도 제대로 확인하고 추진했어야 했는데 다소 무리하게 한 것이다. MOU 이후 본계약에 이르기까지 협약 당사자가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기울여 갈 텐데, 해로우 스쿨 본교는 서명자가 아니어서 법적인 책임과 무관하다. 무엇보다도 영국 명문학교를 유치해 왔다고 발표하면서 서류상엔 홍콩기업이 싸인했으니 그 자체가 사기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국제학교 유치 협약은 인천시장이 아닌 경제청장이 체결
외국교육기관법 인허가 절차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또는 경제청장)이 국제학교와 MOU 협약을 체결하도록 돼 있다.
이러함에도 유정복 인천시장이 아닌 경제청장이 직접 홍콩에 가서 MOU 협약을 체결하고 온 것부터 월권일 수 있다.
이는 경제청장이 자신의 영욕으로 총선을 나가기 위한 ‘치적쌓기’로 해로우 스쿨을 유치해 왔다는 소문과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이다.
어째든, 경제청의 송도 해로우 스쿨 유치 발표는 김 청장이 위법하게 직권을 남용해 무자격업체에 송도 국제학교 설립자격을 부여해 준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또한 김 청장은 자신의 영욕을 위해 자치단체장의 영예를 가로채었다가 오히려 자치단체장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모양새로 보여질 수도 있다.
유 시장은 지난해 선거공약으로 영종 주민들과 세계적 명문학교 유치를 지난해 약속한 바 있다. 이제는 유 시장이 직접 나서 의혹으로 물든 국제학교 유치에 대한 진위여부를 밝히고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직접 나서 챙겨야 할 때라고 본다. 잘못하다가는 학부모, 학생, 나아가서는 시민들이 피해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 기자 / 인천·경기서부취재본부장]
gilber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