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간호법 반대’ 파업 치과도 동참

“일대 치과 다 닫았다” 휴진 치과에 환자 문의도

치과협회 “3만명 회원 80~90% 참여 예상”

간호계 반발도 본격화…단식 투쟁 돌입

간호협회 “간호사 단독개원 현실성 없어”

대한치과의사협회가 간호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며 치과 의료기관 전체 하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치과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상섭 기자
대한치과의사협회가 간호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며 치과 의료기관 전체 하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치과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박혜원·김영철 기자] “‘동네 일대 치과들이 다 닫았는데 어떻게 된 거냐’는 문의전화가 오전에 왔네요. 인근 치과들은 파업에 동참하는 분위기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 치과는 이날 예약돼 있던 진료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하루 휴진했다. 이곳 관계자는 “갑자기 일정을 바꾸면 어떻게 하냐는 반발도 없진 않았지만 원장님 지시라 부득이하게 일정 취소를 안내했다”고 했다.

간호법 제정을 둘러싼 의료계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의사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보건의료연대)는 이날 치과의사를 주축으로 2차 부분 파업에 나섰다. 한편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간호사단체에서도 전날 단식에 돌입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앞서 대한치과협회(치과협회)에선 협회에 소속된 치과의사 3만여명에 하루 휴진을 통한 파업 참여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치과협회 관계자는 “진료시간 단축 혹은 하루 휴진 방식으로 참여할지는 자율”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간호사가 근무하는 경우가 드문 치과에서의 파업 참여는 간호법 제정 반대라는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은평구 한 치과는 “간호사가 아닌 치위생사가 주로 근무해 간호법과 큰 관련이 없어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치과협회는 “의료연대 소속 의사로서 동참하는 의미가 있으며, 치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간호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며 치과 의료기관 전체 하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치과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상섭 기자
대한치과의사협회가 간호법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며 치과 의료기관 전체 하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치과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상섭 기자

이 밖에 이날 파업에는 병원급 의료기관과 치과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 임상병리사 등도 추가로 합류한다. 이날 의료연대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15개 지역에서 오후 12시5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지역별로 집회를 진행한다. 이후 의료연대는 오는 16일까지 예정된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의료연대가 파업 일정을 본격화하면서 간호사단체인 대한간호협회(간호협회)도 반발 움직임에 나섰다. 지난 9일부터는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으며, 지난 8일부터 오는 14일까지는 간호협회원을 대상으로 대응방안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간호협회에선 파업 수준의 집단행동 대신 ‘일부 진료 거부’ 등을 논의 중이다.

백찬기 간호협회 홍보국장은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잡는 파업까지는 이전에도 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의사가 간호사에게 일임하는 방사선 업무 혹은 초과 근무를 거부하는 등의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설문조사에선 간호사면허증 반납운동, 간호사 1인 1정당 가입 캠페인 등을 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간호협회 대표자들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에서 간호법 제정을 위한 단식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
대한간호협회 대표자들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에서 간호법 제정을 위한 단식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연합]

간호사단체에선 의료단체의 주된 간호법 제정 반대 근거인 ‘간호사 단독 개원’ 가능성은 ‘현실성이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백 홍보국장은 “간호사 단독 개원은 간호법이 아니라 현행 의료법 33조에 따라 이미 제한돼 있는 사안으로,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경 간호협회장도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이 제정되면 ‘간호사가 개원을 한다’ ‘단독 진료를 한다’ ‘간호조무사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라는 허위 주장을 뒷방침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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