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1980년대 피자 불모지 한국에 ‘피자헛’을 들여와 외식 문화를 바꾼 외식업계의 대부 성신제(75)씨가 지난 2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은 한 때 개인 종합소득세만 110억원을 내 자영업자의 성공 모델로 꼽혔으나 외환위기(IMF) 이후 여러 실패를 맛보고, 말년에 간암, 폐암, 횡격막 암 등을 앓았다.
성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대기업 비서실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이후 회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퇴직금 7만 2000원을 들고 나와 1983년 미국 브랜드 피자헛의 한국 라이센스를 획득하고 1985년 이태원에 피자헛 1호점을 열었다. 이후 직영 점포를 52개까지 늘리며 가족 단위 외식 문화를 창출했다. 명동점 1곳 한달 매출이 2억~3억 원, 한 해 5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3년 본사가 한국에 진출하며 본사에 경영권을 넘기는 대신 320억원을 받았다. 이 때 개인종합소득세만 110억원을 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후 미국 가수 케니 로저스의 투자를 받아 치킨 전문점을 차렸으나 IMF 때 파산하고 폐업했다. 다시 이탈리아로 직접 가 피자 장인에게 기술을 배운 그는 1998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성신제 피자'를 창업해 재기에 성공했다.
30여년 간 9번 창업 하고 7번 실패했다고 한다. 성씨는 생전 한 인터뷰에서 "2013년 크게 망한 뒤 한동안 나가지 않던 동창 모임에 참석했는데 수중에 1000원짜리 한 장밖에 없었다"며 "고통스러웠지만 '앞으로 내 인생에 봄날이 올 거다'이런 생각을 하며 한겨울에 백팩을 둘러메고 집까지 걸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에 컵케이크 전문점을 열어 다시 한번 재기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나이 일흔이 넘어서도 서울 개포동에 작은 빵집을 열어 운영했다. 한식 관련 온라인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등 막판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가 도전의 아이콘으로 불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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