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음미’하는 ‘마음챙김 식사법’ 요령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최근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사이에서 ‘마음 챙김(Mindfulness)’ 트렌드가 명상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식생활에서도 ‘마음챙김 식사(Mindful Eating·마인드풀 이팅)’가 주목받고 있다.
초기에는 살을 빼주는 다이어트식사법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이는 단순히 체중감량만을 위한 식사법이 아니다. 몸과 마음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식사 방식으로, 팬데믹(전염병의 전 세계적 대유행) 이후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온전히 식사에 집중하는 것이 영양소 섭취·소화,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원리다. 실제로 2012년 국제학술지 ‘영양교육과 행동저널(Nutrition Education and Behavior)’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더욱 건강하게 먹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식사 시 단순히 음식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먹기 전 : 방해물 제거…마음의 안정 찾기
마음챙김 식사를 실천하려면 단계별로 핵심 요소를 따라가면 된다. 우선, ‘먹기 전’에도 준비가 필요한데 여기에는 ‘정말 배가 고픈가’를 물어보는 일도 포함된다. 습관적 먹기 또는 정서적 허기로 인한 불필요한 열량 섭취를 막기 위해서다. 실제로 우리는 사실과 다르게 배가 고프다고 착각할 수 있다. 2010년 국제학술지 ‘비만 저널(Obesity)’에 게재된 연구에서 따르면, 목이 마르거나 지루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배가 고프다고 생각하기 쉽다.
식사 준비 과정에서는 음식 외 다른 복잡한 것도 치워버리는 것이 좋다. 집중력을 빼앗는 스마트폰과 TV 시청은 가장 큰 방해물이다. 2013년 국제학술지 ‘미국 임상영양학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린 영국 버밍엄대학 연구에서는 TV 시청을 통해 음식에 대한 시각적 정보를 차단시키면 식사량이 이전보다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마음의 안정도 필요하다. 식사 전에 걱정이나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최대한 긍정적이고 평온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밥을 먹는 것은 소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먹기 시작 : 향·색감·맛…식사 온전히 집중
음식을 먹을 때는 단순히 맛뿐 아니라 음식의 향을 맡고 색감과 모양을 바라보며 씹는 식감도 천천히 음미해본다. 최대한 여유를 가지고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오랜 시간 누린다.
먹는 중간 : 천천히 씹으면서 젓가락 내려놓기
빠르게 먹는 것은 ‘마음챙김 식사법’의 ‘최대 적’이다. 음식 섭취 후 식욕억제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우리가 포만감을 느끼기까지는 최소 15분이 걸린다.
가장 천천히, 음식을 잘게, 오래 씹어서 먹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씹는 횟수보다 2~3배 길어진다고 생각하면 쉽다. 음식을 씹는 동안 젓가락이나 포크를 식탁에 내려놓는 방법도 좋다. 젓가락을 들고 있으면 음식을 삼키기도 전에 또 다른 음식을 입에 넣기 일쑤다. 젓가락을 내려놓고 음식 씹기에만 집중하면 식사 속도가 상당히 느려진다.
마지막 : 배 부른 때 알아차리기
소식(小食)도 신체와 정신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요소다. 식사하면서 배부른 상태를 민감하게 알아차리려 애써야 한다. 어느 정도 배가 찼다고 느껴지면 바로 숟가락을 내려놓는 것이 좋다. 소화불량·과식·과체중으로 인한 부정적 정서 경험을 줄이고, 더 건강한 식생활을 가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