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3일 의총열고 ‘예산 후 국조’ 당론 확정
野, 명단 제출해야… “안되면 24일 본회의 처리”
대통령 경호처 쟁점 부상… 기간도 90일 vs 45일
[헤럴드경제=홍석희·신현주 기자] 국회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에 포괄적 합의를 이뤘다. 국정조사 대상 기관 확정 및 기간 등은 여전히 ‘빈칸’으로 남아있으나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조사 기간 및 조사 대상 기관 범위 등을 두고는 아직도 협상해야 할 부분이 많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계획서 처리’를 공언하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23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예산 처리 후 국정조사 실시’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다만 아직은 조사위원 명단은 확정치 않은 상태다. 국민의힘이 전격적으로 국조에 동참 의지를 표명한 것은 의석수 상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국조 강행’ 의지를 막을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현실론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예산안 처리 이후 국정조사 실시하는 것은 승인을 받았다”며 “구체적인 국정조사 계획에 관해서는 (원내)대표단이 위임을 받아서 권한을 갖고 협상하되, 협상에서 많이 양보하지는 말라는 주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국정조사 기간의 문제라든지 여러 가지에서 끌려가듯 국정조사를 하지 말라는 당부가 많았다”며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는 범위에서 국정조사를 과감히 하되, 정쟁으로 끌고 가려는 국정조사는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는 일종의 협상 지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예산 후 국조’를 당론으로 채택한 데에는 경찰 수사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대한 계산도 깔려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최근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실시하면서 수사를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 경찰 안팎에선 오는 11월 말께엔 수사 결과가 나올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예산안 처리시점(11월 30일) 등을 고려하면 물리적으로 ‘선(先) 수사, 후(後) 국조’ 원칙에서도 크게 후퇴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예산안 처리 후 국조 실시’를 제안했으며 민주당도 이를 큰 틀에서 수용하면서 여야 협상의 기대감을 높였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우선 국정조사 계획서를 24일 본회의에서 채택한 뒤 국정조사 준비 기간에 예산안을 처리하고, 그 직후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는 소위 '3단계 진행론'을 역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국민의힘 의총 직후 여야는 당장 원내수석부대표 간 논의에 돌입했다.
국조 진행에 대해 여야가 일단 합의는 했지만 조사 기간 협상부터 난관이 예상된다. 민주당 등 야당은 국정조사 계획서에 60일에 추가로 한차례 30일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 최장 90일 동안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혀둔 상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 중재안이 45일이다. 예비조사 15일과 본조사 30일인데 민주당은 국회법에 연장하는 조항을 들어 30일을 연장하겠다는 것인데 그것은 못한다”고 말했다.
국정조사 대상기관 역시 관건이다. 민주당 등 야당은 대통령실을 일단 국정조사 대상으로 포함해두고 있는데 경호처 및 법무부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경호처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조 대상이 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여당에선 대통령실 가운데 국정상황실은 국조 대상 기관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위 명단 제출 문제를 두고도 여야는 의견이 다르다. 민주당은 민주당 소속 의원 9명과 정의당 1명, 기본소득당 1명 등 모두 11명의 명단을 확정해 두고 있다. 특위 정원이 18명인만큼 국민의힘 몫은 7명이다. 주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명단 제출 시점과 관련 “구체적으로 남은 협상들이 마무리되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조사 기관 및 기간 협의 과정에서 여야의 협상이 결렬 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수석들이 협상하고 있는데 4곳에서 이견이 있다. 하나라도 관철이 안되면 국정조사에는 못들어간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가 말한 4곳 이견 부분은 조사 대상기관 선정 및 조사기간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예산안 심사 기간에는 자료조사 등 준비과정을 거치고, 예산안 처리 직후 업무보고나 청문회 등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위원 명단을 제출하고 내일 본회의에서 조사계획서를 반드시 처리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명단 제출 시기에 대해선 “논의 중”이라고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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