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발전단지 입찰가

6년새 141유로→49유로

정부 일관적 정책·보조금으로

내수·석유가스 기업 오스테드

글로벌 해상풍력 발전사로 거듭나

덴마크 겐토프테시에 위치한 해상풍력 발전기업 오스테드 본사 전경. 주소현 기자
덴마크 겐토프테시에 위치한 해상풍력 발전기업 오스테드 본사 전경. 주소현 기자

[헤럴드경제(덴마크 코펜하겐·겐토프테)=주소현 기자]=“전력간 문제가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덴마크 정부에서 꾸준히 해왔던 주장은 결국 재생에너지가 가장 저렴하다는 겁니다. 유럽 내에서 덴마크가 발전원 중 재생에너지 비중이 가장 높고 전력 가격은 가장 저렴하다고 봅니다”

라스무스 헬비 피터슨(Rasmus Helveg Petersen) 덴마크 국회 기후에너지유틸리티위원장은 덴마크의 에너지전환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보다는 사업적·경제적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며 지난 29일 이같이 말했다.

피터슨 위원장은 “석유파동을 겪고 에너지 문제가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으면서 기존 자원을 절약하면서 (에너지) 개발도 같이 하게 됐다”며 “생존을 위한 방향이었는데 이제는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으로도 비춰졌다”고 설명했다.

라스무스 헬비 피터슨(Rasmus Helveg Petersen) 덴마크 국회 기후에너지유틸리티위원장. 주소현 기자
라스무스 헬비 피터슨(Rasmus Helveg Petersen) 덴마크 국회 기후에너지유틸리티위원장. 주소현 기자

덴마크에서도 해상풍력 발전이 처음부터 경제성이 높았던 건 아니었다. 워낙 자본 조달 및 개발 등에 드는 초기 비용이 높은 탓에 초창기 해상풍력 발전단가(균등화발전비용·LCOE)를 낮출 수 있었던 데는 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에너지전환에 대한 정책의 일관성도 더해졌다. 덴마크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법적 기반도 마련했다. 2012년 덴마크 국회가 에너지협정을 체결해 2050년 이후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장기적 목표를 제시했다. 2018년에는 2030년까지 총에너지의 55%를 신재생으로 대체하고 대형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추가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며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내놨다. 덴마크는 2020년 기준 총 에너지의 32.8%, 전력의 82.8%가 재생에너지로 구성돼 있다.

실제 최근 10년간 덴마크 내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입찰 가격을 보면 2010년 계약됐던 400㎿ 규모의 앤홀트(Anholt) 단지의 경우 ㎿h당 141유로였으나 2016년 계약돼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한 600㎿ 규모의 크리에게르스 플라크(Kriegers Flak) 단지는 ㎿h당 49.4유로까지 떨어졌다.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하더라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가 북서유럽 지역의 시장 상황을 분석한 결과 해상풍력의 발전단가는 ㎿h당 65유로로 태양에너지(68유로), 가스(70유로), 석탄(72유로), 원자력(116유로)보다 확연히 낮았다. 해상풍력보다 발전단가가 저렴한 에너지는 육상풍력(55유로)뿐이었다.

피터슨 위원장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발전단가가) 변곡점을 넘었다고 본다”며 “기술이 축적되고 시장이 성숙한 이후로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자들이 보조금을 받지 않고 비용을 지불할 테니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잉그리드 라우머트(Ingid Reumert) 오스테드 이해관계자부문 수석부사장. 주소현 기자
잉그리드 라우머트(Ingid Reumert) 오스테드 이해관계자부문 수석부사장. 주소현 기자

이같은 정부 차원의 일관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덴마크 에너지기업들의 대대적인 체질개선이 가능했다. 대표적인 곳이 오스테드다. 오스테드는 1972년 정부 지분 100%에 국영 에너지기업 동에너지(Danish Oil and Natural gas)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글로벌 해상풍력발전 분야 1위 기업으로 거듭났다.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오스테드 매출의 93%가 화석연료 발전사업에서 발생했다. 또 매출의 88%를 덴마크 내에서 벌어들이는 내수 기업이었다. 이런 탓에 2011~2012년 1년 새 영업이익이 37% 줄어들고 S&P 신용등급이 BBB+까지 떨어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오스테드는 먼저 2년간 화석연료 관련 비핵심 자산을 처분, 20억유로 규모의 외부 자금을 수혈했다. 이후 7년간 화석연료 관련 자산을 매각하는 대신 유럽과 미국,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영역을 넓히며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7.6GW 가량 새로 지었다. 이에 따라 해상풍력 발전사업의 순이익률을 2013년 4.3%에서 2016년 11.9%까지 올리고, 당시 세계에서 두번째 높은 가격으로 기업공개(IPO)를 하며 그린기업 오스테드로 거듭났다.

잉그리드 라우머트(Ingid Reumert) 오스테드 이해관계자부문 수석부사장은 “화석연료 기반 발전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래에도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산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전략적인 판단을 내려야 했다”며 “15년동안 근본적으로 회사 바꾸면서 수익성을 크게 개선할 뿐 아니라 화석연료 중심의 블랙기업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그린기업으로 변혁했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