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마비 탓에 대안 찾던 시민
“전화는 부담…” 낯설어하는 모습도
“오프라인 소통 미숙한 세대 불안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국내 최대 플랫폼기업 카카오의 역대 최장 시간 서비스 장애로 시민은 불안과 평온이 교차하는 주말을 보냈다. 전문가들은 메신저 소통이 익숙한 20~30대가 느꼈던 불안감을 일종의 ‘강제 금단 증세’로 분석했다.
17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 주말 지인의 입대 전 송별회를 준비 중이던 대학생 김모(21) 씨는 참석자 확인을 위해 일일이 전화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메신저는 말 한 마디를 할 때 생각할 시간이 있는데 실시간 통화는 부담이 됐다”며 “어떤 사람에겐 4개월 만에 전화해야 해, 어색할까 봐 마음 졸였다”고 돌아봤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다른 메신저 활용이 어려워 불안한 경우도 있었다. 미국 유학 중인 대학원생 기모(28) 씨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은 카톡 외 다른 SNS(사회관계망서비스)는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복구시간이 길어지면 가족과 어떻게 연락을 이어가야 할지 걱정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프라인 위주의 소통 방식이 잘 기억나지 않거나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의 경우 불안감이 특히 컸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대안으로 활용할 ‘아날로그식 소통’에 미숙하거나 낯설기 때문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사실상 초연결사회를 살고 있는데 익숙한 소통 방식이 강제로 끊기는 불안을 겪을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이런 세대는 오히려 이유도 모른 채 불안할 수 있다”면서 “반복되면 ‘재외상화’가 벌어져 불안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디지털의존도를 낮춰 오랜만에 온전한 주말을 보낸 시민도 있다. 취업준비생 김모(24) 씨는 “전화·문자(메시지)까지 하면서 연락할 정도가 ‘진짜 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불필요하게 연락했던 사람과 거리를 두고 옛날로 시간여행을 해 좋았다”고 했다.
지난 주말 경기 양주로 여행을 떠났던 직장인 조모(31) 씨도 “‘나한테 연락 온 게 있나’라는 생각 자체를 비우고 밥, 산책, 대화같이 순간순간에만 집중하는 신비한 경험이었다”면서 “이번 경험을 통해 정기적인 ‘디지털 디톡스’에 도전해야겠다는 결심도 했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온라인 의존이 이미 과도한 상황에서 이 같은 단절은 자각 효과를 가져온다고 봤다. 그는 “소통은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외부 연락에 늘 신경 써온 사람들은 그 부담이 사라지면 불안 대신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hop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