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가처분 내홍’ 격화
중진 “새 원내대표가 사태 수습”
權 “한 번도 자리 연연한 적 없다”
이준석 측은 추가 법정대응 예고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연찬회를 통해 ‘단합’을 외친 지 며칠 되지 않아 ‘가처분 내홍’에 휩싸였다. 의원총회를 통해 권 원내대표 주도의 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뜻을 모았지만 친이(이준석)계,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권 원내대표 사퇴론’이 거세지고 있다. 논란의 당사자인 권 원내대표는 ‘새 비대위 구성 후 스스로 거취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자진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 측은 당의 비대위 구성 방침에 대한 추가 법적 대응을 예고해 내홍이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제 거취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다”며 “이미 의총에서 밝혔듯 원내대표로서 제 거취는 새 비대위 구성 이후 제가 스스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중요한 건 혼란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제게 주어진 의무와 의총 결정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면서도 “저는 단 한 번도 자리에 연연한 적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대선기간 중 사무총장직도 우리 당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제 스스로 사임했었다”며 “제가 자리에 연연했다면 대선 일등공신으로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나 내각 참여를 요구할 수 있었지만 저는 그것도 일찍이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가 원내대표직 자진사퇴 의사를 내비친 건 이날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 27일 ▷당헌·당규 개정 후 새 비대위 구성 ▷법적 대응 진행 ▷사태수습 후 권 원내대표 거취 논의 ▷이 전 대표 추가 징계 촉구 등 의총 결의 후에도 권 원내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새 비대위 구성 후 거취 결정’ 방침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당 지도부는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정지로 ‘지도부 공백’이 재연된 만큼 새 비대위 출범 전까진 권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 비대위는 회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권 원내대표 주도로 새 비대위를 구성하는 데 합의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규정상 전국상임위원회에 당헌 개정안을 넘겨주거나 비대위원장을 추천하는 건 당대표만 할 수 있다”며 “그래서 권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권 원내대표 사퇴 압박 수위를 올리는 모양새다. 이들은 권 원내대표의 사퇴 후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 지도부를 구성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4선 윤상현 의원과 유의동(3선)·최재형(초선) 의원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의 당의 위기는 사실 당 지도부에 의해 촉발된 측면이 크다”며 “권 원내대표는 스스로 사퇴를 통해 당의 조속한 정상화에 물꼬를 터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 의원은 ‘비대위 출범 전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면 더 큰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권 원내대표) 자기만의 아집”이라고 지적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방송에서 “권 원내대표는 국민들 대다수가 수습하겠다고 하는 것도 본인 욕심에 불과하다는 엄중한 시선이 있다는 걸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지난 3월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지방선거 출마로 방향을 튼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사퇴론’에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이날 “원내대표 한 사람만 사퇴하면 되는데, 멀쩡한 당헌·당규 개정이니 헛소리만 하고 계시나”고 비판했다. 신혜원·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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