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일 행정안전부 경찰국이 출범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취임한 바로 다음날인 5월 13일 ‘경찰 제도개선자문위원회(이하 자문위)’ 첫 회의가 열려 관련 논의를 시작한 지 81일 만이었다.
하지만 ‘경찰국 논란’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출범 당일에도 그랬다. 경찰국 출범으로 부실화 우려가 제기됐던 국가경찰위원회가 바로 날을 세웠다. 경찰위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위)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한 뒤 경찰국과 경찰청장 지휘규칙의 위법성을 비판하면서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주도했던 류삼영 총경(전 울산 중부경찰서장)도 역시 같은 날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을 통해 “경찰국 신설로 인한 폐해가 있다면 이를 알리고,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여론도 경찰국에 부정적이다. 엠브레인퍼블릭 등이 지난달 25~27일 성인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경찰국이)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는 답변이 56%나 나왔다.
‘경찰국 논란’은 왜 계속될까.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도 사라진 지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후 권력이 거대해진 경찰에 대한 제어가 필요할 뿐 아니라 대통령 공약인 ‘경무관 이상 고위직 20%, 순경 출신 보장’을 지키려면 인사와 제도가 개선돼야 하고, 이를 위해 경찰국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장관이 내세운 논리다. 그러나 이를 공론화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시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데 부족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현 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했던 국정과제에는 경찰국 관련 내용이 상세히 언급돼 있지 않았다. 자문위도 4번밖에 열리지 않았고, 관련 시행령의 입법예고기간도 4일에 불과했다. 이 장관의 “쿠데타” 운운 발언도 ‘사태’에 사실상 기름을 부었다. 결국 ‘소통의 부재’가 반발을 초래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경찰은 왜 경찰국이 탄생했는지 스스로 과오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기자는 해마다 인사철이면 경찰 안팎에서 ‘누구는 청와대 ‘빽’, 누구는 여당 ○○○ 의원 ‘빽’’ 식으로 들려오는 이야기를 안 들어본 적이 없다. 인사 명단은 대부분 ‘소문’대로였다. 하지만 되레 ‘줄’이 있는 것을 부러워하는 분위기가 내부에서 읽혀져 당혹스러웠다. 그런 상황 속에 정부 입장을 사실상 대변하는 듯한 느낌을 줬던 경찰 고위직들의 모습도 잊히지 않는다. 멀리 돌아볼 필요도 없다. 지난 정권 ‘윤지오 사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등이 일어났을 때 그랬다.
상임위원도 1명인 데다 정기회의도 월 1회에 불과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경찰위가 이제 와서 “실질화”를 이야기하는 배경도 석연치 않다. 김호철 위원장 등 구성 인사 상당수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등 진보 성향 인사임은 일단 차치하겠다. 하지만 경찰위가 지난 정권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내려온 안(案)에 ‘거수기’ 역할만 해온 데 대한 설명은 필요하다. 경찰국 찬반 양측을 바라보니 고장난명(孤掌難鳴)이란 사자성어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신상윤 사회부 사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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