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간 통신제한하며 진료기록부 미기재한 병원

인권위 “행복추구권·통신의 자유 침해” 결론내려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정신의료기관이 입원환자의 통신을 제한하면서 이를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은 것은 행복추구권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3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3월 A병원에 보호입원된 환자로부터 4개월간 부당하게 통신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는 진정을 제기받고 사건을 조사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A병원 측은 진정인이 폭력적 언행을 동반해 수시로 의료진에게 자해·타해 위협을 가했고, 치료적 관계 형성 및 위협 방지를 위해 주치의 지시에 따라 통신 등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현행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 제74조는 정신의료기관은 치료 목적이 아니면 통신과 면회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고, 치료 목적인 경우에도 최소한의 범위에서 제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제30조는 통신과 면회의 자유 제한 사유 및 내용에 관한 기록을 진료기록부 등에 작성, 보존하도록 적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2년 정신건강사업 안내’ 자료도 환자의 통신의 자유 제한시 병명, 증상, 제한 개시·종료 시간, 제한 지시자·수행자 등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도록 명시하고 있다고 인권위는 설명했다.

그러나 A병원은 진정인 입원일 당시 주치의 지시에 따라 통신을 제한하고 이를 간호기록지에 기재했으나, 제한 사유·내용, 제한 종료 시점 등은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진료기록부에는 통신 제한이 종료될 때까지 4개월간 관련 내용을 하나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정신건강복지법 제74조와 제30조를 위반하고, 헌법에서 보장하는 진정인의 행복추구권과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병원 재단 이사장에게 병원장에 대해 주의 조치할 것을, A병원장에는 보호입원 환자 통신 제한시 요건과 절차를 준수하고 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할 것을 각각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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