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없어 가해자 특정 어려워
탑승자 만13세이상 처벌도 곤란
#1. 김혜원(31·여) 씨는 이달 초 서울 시내 보도에서 달리는 전동킥보드와 충돌해 전치 3주 부상을 입었다. 사고를 일으킨 전동킥보드 탑승자는 10대 여성 2명으로 사고 발생 직후 그대로 현장을 도망갔다. 김씨는 경찰에 사고 접수를 했으나, 경찰은 경상에 불과하고 현장에 CCTV를 찾기 어렵다며 사건을 수습하려 했다. 이에 김씨는 언론을 통해 해당 사건을 제보했고, 취재가 진행되자 그제서야 경찰은 가해자를 잡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전동킥보드 사고의 경우 큰 사고가 아니면 안일하게 넘어가려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2.직장인 김모 씨는 2020년 경기 고양시에서 차량을 운전하던 중 신호를 무시하고 돌진하는 전동킥보드를 피하려다 전봇대와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블랙박스에도 영상이 찍혔지만, 경찰은 끝내 전동킥보드 탑승자를 찾지 못했다.
이들 사례처럼 전동킥보드 이용자 증가에 따라 전동킥보드 뺑소니 사고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지만 경찰이 이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은 일반 차량과 달리 전동킥보드 사고에 대해서는 별도 통계조차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전동킥보드는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된다. 뺑소니를 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 3에 의해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벌받을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경기 시흥시 정왕동에 위치한 횡단보도에서 신호 위반을 하고 달리던 전동킥보드에 10살 아동이 부딪혀 앞니 1개가 뿌리째 뽑히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가해자는 현장에서 달아났다.
지난 4월에는 경기 평택시 고덕면 인근 보도에서 행인을 치고 “동태 눈깔”이라고 욕설을 하고 도주한 탑승자를 찾기 위해 피해자가 스스로 사례금 100만원을 거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 일선 경찰은 전동킥보드 뺑소니 사고 처리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 차량과 달리 전동킥보드는 번호판이 없어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CCTV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마저도 전동킥보드 특성상 CCTV가 없는 골목 등에서도 사고가 자주 발생해 사고 처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아울러 전동킥보드의 경우 탑승자가 만 13세 이상으로 미성년자나 촉법소년들도 포함돼 있어 사고처리에 더욱 애를 먹는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전동킥보드의 경우 다른 일반 차량 사고에 비해 우선순위가 밀리는 경향이 있다”며 “인력을 보강해 경찰이 부담을 가지지 않게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런 문제에 정부가 좀 더 세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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