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필 코인원 최고기술책임자
루나·테라사태 계기 거래소 ‘대응능력’ 화두
개발자 등 숙련된 인력확보가 최우선 과제
전향적인 규제완화로 자산활용 길 터줘야
코인원, 디지털자산 투자·관리 ‘슈퍼앱’ 목표
“지금 코인 시장은 당장 오늘, 또는 내일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를 만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럴수록 거래소는 루나·테라, 그리고 셀시우스와 같은 긴급 사태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게 더욱 필요합니다”
고재필 코인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숙련된 개발자를 채용해 가상자산의 변동성에 대응하고 투자자 보호에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테라폼랩스의 루나 폭락 사태를 시작으로 연이어 악재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고객이 더 안전하게 거래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도입하겠다는 목표다.
루나·테라 사태와 같은 변수에 대응할 체력을 키우기 위해선 우선, 숙련된 인력 확보가 최대 과제라고 고 CTO는 강조했다. 이는 연초 대규모 채용을 마친 코인원이 또 다시 전사적인 개발자 채용에 나선 이유다. 그는 “거래소의 경우 가상자산 태그 필터 기능을 도입하는 간단한 서비스 개편부터 코인 거래지원 종료 등 투자자 보호 조치까지 개발자가 없으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며 “중간 조직 단위인 ‘테크’와 이를 총괄하는 Tech Leader(TL) 포지션을 신설하는 등 근무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는 이유도 개발자 확보를 위한 취지”라고 부연했다.
고 CTO는 코인원을 단순히 ‘자상 가산 거래소’가 아닌 ‘가상자산 사업자’라고 정의했다. 고객이 디지털 자산을 투자하고, 또 관리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도약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코인원은 ‘가상자산을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을까’에 기본을 두고 늘 고민하는 회사”라며 “기술적 전문성을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을 활용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정 메인넷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하는 능력이 타 거래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하다”며 “이는 8년 연속 ‘보안 무사고’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기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상자산 거래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되기 위해선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고 CTO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 시행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어느 정도 합의는 이뤄졌지만 정부와 국회는 거기서 그칠 게 아니라 가상자산을 고객의 디지털자산으로 인정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규제 샌드박스 등의 방법을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 등에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고 CTO는 코인원이 국내 거래소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대해선 “같은 규제를 적용받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1등 거래소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준을 점유율로 볼 것이냐, 수익률로 볼 것이냐에 따라 1등 업체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방점을 두고 점진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고 CTO는 최근 테라·루나 및 셀시우스 뱅크런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외면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 대해서도 기술적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오픈소스로 진행되는 개발자의 시도는 99%가 실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블록체인이 실패를 겪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