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볼 게 없는 지상파… 결국 돈이 없어서 막장 드라마만 만든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프로그램 제작비 성장률이 넷플릭스뿐 아니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에도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비 투자가 둔화되다 보니 식상한 콘셉트의 예능, 막장 일일드라마 등만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화제성과 작품성에서도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운 넷플릭스 등 새로운 매체에 밀린 지 오래다. 경쟁력 강화방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14일 방송통신위원회가 공개한 ‘2021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 주요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 3사의 프로그램 제작비는 2조198억원으로, 전년(1조9511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KBS가 9938억원, SBS 5511억원, MBC 4749억원 순이었다. 지난 5년간 지상파 제작비 연평균 성장률은 1.1%에 불과하다.
반면 종편을 포함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제작비는 2조13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성장했다. 지난 5년간 연평균 6.3% 늘어난 수준이다. 종편만 따지면 전년 대비 10.9% 성장, CJ 계열 PP사는 전년 대비 11.2% 성장했다. 해마다 공격적으로 제작비 규모를 늘리고 있다.
지상파 계열 PP는 전혀 상황이 달랐다. KBS joy(조이), KBS드라마 등 KBS 계열 PP사의 제작비는 지난 5년간 연평균 6.7% 줄었다. 지난해 MBC PP 계열사 제작비도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제작비 ‘쩐의 전쟁’에서 밀리는 모습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상황이 좋지 않다. 특히 KBS는 지난 2018년부터 4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그럼에도 수신료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공영방송 품질에 대한 비판이 일며 여론이 악화됐다.
경쟁력 약화에 대한 내부 비판도 거세다. KBS의 수신료 매출은 지난해 6863억원으로, 전년(6790억원) 대비 오히려 늘었다. 21만대를 추가로 징수한 덕분이다. 중간광고 허용 등으로 광고 매출 역시 27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319억원) 대비 증가했다. 그럼에도 실질적인 경쟁력 강화는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올 초 KBS 이사회에서 한 이사는 “광고 수입과 관련해 드라마가 주요 수입원인데 지난해 제작비를 250억원 정도 늘렸음에도 광고 점유율이 낮아졌다는 건 드라마 경쟁력이 긍정적인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올해 방영 예정이거나 방영이 되고 있는 드라마가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고 있는 방향성을 갖고 있느냐”고 질문한 바 있다.
제작비 투자는 프로그램 퀄리티로 직결된다. 작품당 수백억원의 제작비를 쏟아붓는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를 전 세계에 흥행시켰다. tvN, JTBC 등 종편 채널의 드라마, 예능은 이미 화제성에서 지상파를 앞질렀다. 매달 발표되는 TV조사 기관의 화제성 차트에서 지상파 콘텐츠는 손에 꼽는다. 작품성 역시 종편과 넷플릭스 등 OTT에 비교할 수 없다. 올해 백상예술대상 TV 부문에서 지상파 프로그램 수상 단 2개뿐이었다. 작품상(교양) 부문의 KBS 1TV ‘다큐인사이트 국가대표’, 최우수연기상에 ‘옷소매 붉은 끝동’ 배우 이준호를 제외하면 모두 종편 또는 OTT 작품이다.
jakmee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