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개찰구부터 전동차 안까지 스티커·전단지 등으로 빼곡
시민들 “공공기물 훼손까지…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만들어”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가 끝난 자리가 잘 지워지지 않는 스티커, 전단 등 쓰레기로 도배가 돼 시민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는 전장연의 시위 직후 현장이 담긴 사진이 일파만파 퍼지며 시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전장연은 지난 21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2호선 시청역에서 시위를 진행하면서 전단지와 스티커를 개찰구 벽면은 물론 스크린 도어, 전동차 내부에도 빼곡히 붙였다.
이를 본 직장인 임모(32) 씨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을 넘어서 공공기물을 훼손하고 있다”며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이동권 문제랑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이냐”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36) 씨도 “이제는 전장연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지긋지긋하다”며 “이전에는 장애인에 대한 한편의 안타까운 마음과 돕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면, 이제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 인상부터 찡그리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서울 종로구에 사는 시민 박일람(57) 씨가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에게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끼치는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박 대표는 “시민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할 수 없다”면서도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사과하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의 장애인 관련 정책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지난 21일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시위를 중단한 지 22일 만이었다. 해당 시위는 지난 22일까지 이틀 연속으로 진행됐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 등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받을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