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컬럼비아大 교수 CNN에 기고

“대러 제재 국가 인구, 세계의 14% 뿐”

“바이든의 거친 말은 우크라 구하지 못해”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게티이미지]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답은 하나 밖에 없다. 평화 협정이다.”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경제학 교수가 21일(현지시간) CNN에 기고를 내 미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나 대(對) 러시아 경제 제재로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무용론을 제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초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미국이 러시아와 협상에 나서 우크라이나를 구해야한다고 촉구했던 삭스 교수는 이번에도 미국에게 재차 외교적 해결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제프리 삭스 교수 CNN 기고문 전문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한 답은 하나 밖에 없다. 평화 협정.

미국의 앙면 전략, 즉 강력한 제재를 부과하고, 우크라이나군에 정교한 무기를 공급함으로써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필요한 건 손이 닿을 수 있는 평화 협정이다. 하지만 합의에 도달하려면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관해, 미국이 그동안 거부했던 것에 관해 타협해야 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시작했으며, 협상이 문을 닫지 않은 채 교착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전쟁이 시작하기 전 푸틴 대통령은 서방에게 특히 나토 확장 중단을 포함한 요구사항들을 제시했다.

분명히 미국은 그 점에 관해 관여할 의사가 없었다. 지금은 그 정책을 재검토할 좋은 시기라고 할 것이다. 협상이 성공하려면 푸틴 대통령 또한 기꺼이 양보를 보여 줘야 할 것이다.

미국의 무기-제재 접근법은 미국 여론의 반향실에서는 설득력 있게 들릴 지 모르지만 실제 세계 무대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것은 미국과 유럽 이외 지역에서는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종국에는 미국과 유럽 내부에서도 정치적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러시아의 전쟁 노력과 민간인에게 가한 공포에 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러시아가 전세계적으로 낙후된 국가로 강등될 것임이 분명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건 그렇지 않다. 미국 주도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러시아를 퇴출시키려 한 투표에서 볼 수 있듯이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서방의 고립 운동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다. 93개국이 이러한 움직임을 지지한 건 사실이지만, 다른 100개국은 그렇지 않았다(24개국 반대, 58개국 기권, 18개국 투표 불참).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100개국에 세계 인구의 76%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무역 관계를 포함해 미국 주도에 반대하는 비(非) 이데올로기적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특히 미국이 원하는 정도로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것을 거부했다는 사실은 남아있다.

제재는 미국 전략의 큰 부분이다. 제재가 러시아를 이길 가능성은 없지만 전세계적으로 높은 비용을 치르게 할 가능성은 높다. 기껏해야 제재는 러시아를 평화 협정으로 밀어 붙일 수 있으므로, 평화 협상의 집중 추진과 함께 배치되어야한다.

경제 제재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문제들이 있다.

첫째, 제재가 러시아에 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더라도 러시아의 정치나 정책을 결정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이란, 북한에 부과한 가혹한 제재를 생각해 봐라. 그렇다. 제재가 경제를 약화시켰지만 미국 정부가 추구한 방식으로 이들 나라의 정치나 정책을 바꾸지는 않았다.

두번째 문제는 제재가 최소한 부분적으로 회피하기 쉽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회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미국 제재는 미국 은행 시스템과 관련한 달러 기반 거래에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된다. 제재를 회피하려는 국가는 은행이나 달러가 아닌 수단을 통해 거래를 하는 방법을 찾는다. 루블, 루피, 인민폐, 기타 비(非) 달러 통화로 러시아와의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세번째 문제는 대부분 세계가 제재를 믿지 않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영국, 유럽 연합, 일본,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는 모든 국가와 지역을 더하면 이들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14%에 불과하다.

네번째 문제는 부메랑 효과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러시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해를 끼치며 공급망 혼란, 인플레이션, 식량 부족을 촉발하고 있다. 이것이 많은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서 가스와 석유를 ​​계속 수입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또한 헝가리와 아마도 다른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에 루블로 지불하는 데 동의하는 이유다. 부메랑 효과는 인플레이션이 유권자의 실질 소득을 갉아먹기 때문에 11월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원에게도 타격을 줄 것이다.

다섯 번째 문제는 러시아의 에너지와 곡물 수출에 대한 비탄력적(가격에 둔감한) 수요다. 러시아 수출량이 감소함에 따라 해당 상품의 세계 가격은 상승한다. 러시아는 더 적은 수출량으로 끝날 수 있지만, 거의 같거나 더 높은 수출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여섯 번째는 지정학적 문제다. 다른 나라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러시아가 나토의 우크라이나로의 확장에 반대하는 전쟁으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러시아의 정당한 안보 이익이 전쟁에서 위험에 처해 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나토가 순전히 방어적 동맹이라고 말하고 싶어하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다르게 생각한다. 그들은 1999년 세르비아에 대한 나토의 폭격, 9.11 이후 2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한 나토군, 2011년에 무아마르 알 가다피를 무너뜨린 나토의 리비아 폭격을 의아해한다. 러시아 지도자들은 1990년대 중반 체코, 헝가리, 폴란드부터 시작한 나토의 동쪽 확장에 반대해왔다. 푸틴이 나토에 우크라이나로 확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을 때 바이든은 이 문제에 대해 러시아와 협상하기를 분명히 거부했다.

요컨대, 중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나토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러시아에 대한 세계적 압박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나머지 세계는 러시아와의 대리전에서 미국이나 나토의 승리가 아니라 평화를 원한다.

미국은 푸틴이 군사적으로 패배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고, 나토의 무장은 러시아군에 크고 무거운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크라이나가 파괴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러시아는 패배와 후퇴를 선언할 것 같지 않다. 러시아는 심지어 잠재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해 확대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따라서 나토 무기는 러시아에 막대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구할 수는 없다.

이 모든 것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략이 러시아를 피 흘리게 할 수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구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로지 평화협정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사실상 현재의 접근 방식은 전 세계의 경제적, 정치적 안정을 훼손하고 세계를 친나토 진영과 반나토 진영으로 분열시켜 미국에 장기적으로 깊은 피해를 줄 수 있다.

미국 외교는 러시아를 처벌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나 미국의 이익을 위한 실질적인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진정한 성공은 러시아 군대가 집으로 돌아가고 우크라이나의 안전과 안보가 달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물은 협상 테이블에서 달성할 수 있다.

핵심 단계는 러시아가 전쟁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를 떠나는 한 미국과 나토 동맹국, 우크라이나는 나토가 우크라이나로 확대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하는 것이다. 푸틴과 동맹을 맺은 국가들과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은 국가들은 푸틴에게 그가 나토의 확대를 중단했기 때문에 이제 러시아가 전장을 떠나 고국으로 돌아갈 때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러시아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면 협상은 실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중립을 통해 평화가 달성될 수 있는지 여부를 보고자 최소한 시도해야하고, 정말로 매우 열심해 해봐야한다.

푸틴 퇴진, 대량 학살, 전쟁 범죄 등 바이든의 모든 거친 말은 우크라이나를 구하지 못할 것이다. 우크라이나를 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세계를 냉정하게 만드는 협상을 통한 것이다. 나토 확대보다 평화를 우선시함으로써 미국은 훨씬 더 많은 세계의 지지를 모으고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가져오고 전 세계에 안보와 안정을 가져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