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尹·安 만찬으로 전격 갈등 봉합

대선 전 후보 단일화 과정과 판박이

“대통령 정국운영엔 담판정치 한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주재하는 간사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주재하는 간사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또 한 번의 전격 회동으로 반전을 이뤄냈다. 지난달 대통령 선거를 불과 엿새 앞두고 극적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던 한밤 중 회동과 판박이였다. 한달 보름여만에 다시 마주한 이들은 ‘후보 대 후보’가 아닌 ‘당선인 대 인수위원장’ 신분으로, ‘담판’과 ‘밀당’이라는 각자의 정치적 스타일을 또다시 각인시켰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인선을 두고 긴장감을 형성했던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은 14일 만찬 회동을 갖고 갈등을 봉합했다. 두 사람은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이 배석한 상태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내각 인선에 안철수계 인사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이날 예정됐던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단일화 조건이었던 공동정부 구상에 파열음이 생기면서 안 위원장의 인수위원장직 사퇴설까지 흘러나오는 등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던 상황이었다.

이날 만남은 지난 3월 대선 후보 단일화 담판과 거의 똑같은 형식을 취했다. 당시에는 안 위원의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도 배석하며 ‘4인 회동’으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이 의원이 불참해 ‘3인 회동’으로 진행됐다는 점만 달랐다. 최근 인수위원직을 사퇴한 이 의원은 이후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으로 윤 당선인의 ‘담판’ 스타일이 다시 주목받았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선거대책위원회를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졌을 때도 ‘울산 회동’을 통해 극적으로 봉합한 바 있다. 앞선 입당 과정에서도 당시 제주지사였던 원희룡 인수위 기획위원장,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이던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차례로 회동하며 입당 시점을 조율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의 잇따른 담판 회동 행보에 대한 평가는 분분하다. 거물급 인사 대 인사 회동이 정치권에 큰 파장을 주고, 상징적 의미로 화제를 낳는 등 효과적인 방식이라는 평가와, 본인의 의중을 밀어붙인 뒤 ‘양보’를 이끌어내는 담판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공존한다.

차재원 부산카톨릭대 초빙교수는 “현재까지는 결과적으로 정면돌파나 담판과 같은 당선인 본인의 개인기와 스타일로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한 순간 삐끗할 경우 국가와 정치적으로 상당히 큰 낭패가 될 수 있다”며 “국정 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대통령의 정국 운영 방식으로서는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안 위원장의 ‘밀당’도 역시 부각됐다. 단일화 뒤 공동정부 구성을 약속받았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 불편함을 드러냈다가 결국 다시 봉합을 선택하며 후일을 도모하는 밀고 당기기 정치를 하고 있다는 시선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좌고우면하는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내각 인선이 마무리되고 이제 남은 것은 몇개의 공공기관장 자리인데 이것이라도 지키려는 것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갈등은 일단 봉합 수순에 들어섰다. 장 비서실장은 전날 만찬 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완전히 하나가 되기로 했다”며 “웃음이 가득했고 국민들 걱정 없이, 공동정부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손잡고 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