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공연 시작 5시간 전부터 장사진
사막의 태양 견디며 공연 기다려…
직접 만든 굿즈 나눠주고
음악·BTS로 소통하며 우정 쌓아
“방탄소년단은 내 삶을 바꾼 사람”
[라스베이거스(미국)=고승희 기자] ‘아미’라는 이름은 특별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로 불리는 아미(ARMY)는 방탄소년단이라는 공통분모를 만나 모두가 하나였다. 아미라는 사실만으로 마음을 열고, 오래 전 만난 사이처럼 서로를 안아준다. 방탄소년단의 뷔는 그래서 아미를 “나의 우주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들”이라고 했고, 슈가는 “아미라는 특별한 팬이 있어 우리는 특별하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의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의 두 번째 공연이 열리는 9일(현지시간) 오후 두시 반. 살갗을 태우는 사막의 열기를 뚫고 아미들은 속속 모여 들었다. 보랏빛 티셔츠나 소품, 아미밤을 들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너나 없이 들뜨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이날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만난 카일라 심슨(23)은 친구 두 명과 공연장을 찾아 ‘보라해가스’를 외치고 있었다. 방탄소년단의 뷔가 처음 시작해 아미의 고유어가 된 ‘보라해’는 그룹의 상징 색깔인 보라색에 ‘사랑해’라는 의미를 담아 ‘보라해’로 부른다. 보라색 원피스에 아미밤을 들고 온 카일라 심슨은 “팝업스토어에서 굿즈를 사기 위해 오전에 공연장에 도착했다”며 “3년 전 유튜브를 통해 알게 돼 방탄소년단의 팬이 됐다”고 말했다.
‘홀로족’ 아미도 있었다. 워싱턴에서 온 아비게일(21)은 콘서트를 앞두고 “너무나 설렌다”며 “2019년부터 방탄소년단을 좋아했다. 그들의 음악과 스타일을 무척 좋아한다”고 말했다. 아미들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은 ‘최애’ 멤버를 꼽는 일이다. 아비게일은 “때에 따라 다른데 지금은 제이홉을 제일 좋아한다”면서도 “사실 다 좋아한다”고 말했다.
커플 아미는 보라색 티셔츠로 ‘커플티’를 맞춰 입고 공연장을 찾았다. 열일곱 동갑내기로 캘리포니아에서 온 세라와 케빈은 연인이자 아미로서 취향을 나눴다. 세라는 “2015년부터 방탄소년단을 좋아했는데, 내가 제일 처음 좋아한 K팝 가수가 방탄소년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여자친구보다 좋아한 시기는 늦었지만, 케빈도 방탄소년단의 찐팬이다. 가장 좋아하는 멤버를 묻자 ‘슈가’가 아닌 본명을 대며 ‘민윤기’라고 말하는 진짜 아미다. 슈가를 좋아하는 이유도 있다. 방탄소년단의 만능 프로듀서로 다양한 곡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케빈은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특히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아이돌’이라는 곡을 좋아한다”며 “세라는 2019년에 콘서트를 온 적이 있는데 난 이번이 처음이라 무척 떨린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서 온 ‘자매 아미’ 엘리(26), 멜라니(17)는 콘서트를 앞두고 “너무나 흥분된다”며 “이번이 벌써 7번째 콘서트다. 2019년에 콘서트를 가서 반했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을 만난 아미들은 이전엔 얼굴도 이름도 몰랐지만, 현장에선 모두가 친구가 됐다. 필리핀에서 방탄소년단을 만나기 위해 날아온 코코(24)와 리나(25)는 텍사스에서 온 안나(42)와 국적,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만들어 갔다. 안나는 방탄소년단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진과 팔찌를 포장한 자체 제작 굿즈를 두 사람에게 선물하며 소통했다.
방탄소년단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만난 이들은 모두가 하나였다. 이들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었다. 아비게일 역시 “방탄소년단을 좋아한 이후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걸 느낀다”며 “‘너도 BTS 좋아해? 나도 좋아해’ 한다. 우리는 친구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현장에서 만난 아미들은 ‘방탄소년단의 나라’인 한국에서 온 기자라는 이야기에 웃으며 반기고 먹을 것과 직접 만든 굿즈를 나눠줬다.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만으로 이토록 서로에게 친근할 수 있었던 건 그들이 아미들의 삶을 바꾼 큰 의미이기 때문이다.
리나는 “방탄소년단 덕분에 혼자라 외롭다고 느끼던 감정과 힘듦이 사라졌다”며 “언어는 다르지만 방탄소년단을 좋아한 이후 누구든 그들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친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나는 “예전엔 부정적이었는데 방탄소년단을 좋아한 후로 긍정적으로 변했고, 더 행복해졌다”고 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커플 아미’ 세라도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면서 나를 더 사랑하게 됐고 우리 두 사람도 더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어색하고 낯선 가족 사이에도 징검다리가 됐다. 엘리는 “방탄소년단을 만난 이후 동생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더 건강해졌다고 느낀다. 동생과 함께 아미가 된 후 더 사이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멜라니에게 방탄소년단이 눈앞에 나타난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었다. “내 삶을 바꿔준 사람이라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한편 방탄소년단은 8일과 9일, 15일, 16일 4차례에 걸쳐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연다. 얼리전트 스타디움은 한 번에 5만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데, 생중계 행사가 열리는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약 1만6000석) 인원까지 고려하면 나흘간 30만명 가까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