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여가부 폐지” 언급에
“지원 못받게 되나” 우려부터
“여가부 기능에 의구심” 지적도
[헤럴드경제=김희량·채상우 기자] “학교 밖 청소년입니다. 여성가족부가 폐지되면 저희 가족이 받는 지원 더이상 못 받나요?”
최근 네이버 지식 공유 서비스 ‘지식인’에 올라온 글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가부 폐지 공약을 재차 강조한 가운데 이처럼 여가부 폐지를 놓고 우려하는 사람들과 촉구하는 사람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1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여가부 폐지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청소년, 한부모가정, 아동 등 취약계층에 대한 여가부 지원 정책이 끊길까 우려하고 있다.
직장인 김아연(28·여) 씨는 “여가부와 같은 여성정책 전담 국가기구는 여성, 청소년, 아동 등 사회적 약자의 보호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며 “여가부 폐지 여부는 누군가에겐 당장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염려했다.
직장인 최모(30·여) 씨도 “여가부는 성평등과 젠더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부처”라며 “이 부처를 없애면 여성의 권리와 목소리가 보장될 근거가 사라지게 될까 두렵다”고 말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여성학 박사)도 “여가부가 시대적인 역할을 다했다고 말하려면 한국이 완전히 성평등 국가라는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며 “여가부에는 학교 밖 청소년 자립 지원 기능도 있다. 이를 타 부처로 옮기면 정책의 연속성이 끊겨 현장 지원이 축소될까 우려된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배경에는 여가부가 여성의 권익 증진과 관련한 여성정책을 기획하는 일 외에도 청소년정책, 위기청소년 보호·지원, 가족·다문화가족 정책의 기획·종합, 성범죄 예방·피해자 보호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한부모가정,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가정 등에 속한 시민들도 지원을 받고 있다.
반면 폐지를 촉구하는 측에서는 여가부의 기능이 사실상 타 부처 기능을 지원하는 데 그치며, 뚜렷한 성과 없이 갈등만 부추겼다고 비판하고 있다.
직장인 강모(35) 씨는 “‘여성가족부’라고 하지만 사실상 ‘여성부’에 가까웠고, 가족과 관련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일부 극성 여성 우월주의 성향 단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등 오히려 성 갈등을 키웠다고 본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28·여) 씨도 “여가부가 실제로 이렇다 할 정책 성과를 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가령 저출산을 타파하고자 부처에서 출산 장려 정책을 수없이 내놓아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애 낳는 걸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법률사무소 Y의 연취현 변호사도 “여성 지원이라든가 청소년, 한부모가정 등에 대한 지원 정책은 이미 여가부 이전에도 타 부처에서 수행하고 있던 업무였다”며 “여성을 강조하기 위해 여가부를 설립했지만 여성 문제 해결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47개 시민단체가 모인 찐주권여성행동은 이날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여가부 폐지 지지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단체의 이현영 공동대표는 “여가부는 박원순·오거돈 사태 등 권력형 성범죄 사건에는 소극적 대처로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오히려 2차 가해에 동참하지 않았냐”며 “여성 인권을 악용해 남녀 갈등을 부추기고, 여성을 보호하지 못한 여가부에겐 명분이 없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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