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美주도 ‘反中 동맹’
CNN비즈니스, 정부인사 인용보도
對러 제재 숨통·印 싼값구매 윈윈
루블·루피貨 결제 가능성도 언급
印, 中·파키스탄 견제 러와 밀착
美·서방, 中견제 차원 묵인도 한몫
인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주도 경제 제재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의 ‘숨통’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유엔으로 대표되는 국제 외교 무대에서 러시아에 대한 규탄 대열에 빠진 것은 물론, 판로가 급속히 좁아진 러시아산(産) 원유와 원자재 등에 대한 대량 구매에 나서면서다.
미국 주도의 대(對) 중국 견제 동맹 ‘쿼드(Quad, 미국·인도·호주·일본)’ 일원인 인도가 러시아에 대해서 만큼은 ‘밀월’ 관계를 과시하면서 러시아를 향한 경제 제재의 실효성이 반감되는 것은 물론이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구상 중인 ‘동맹 네트워크 구축’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미 CNN비즈니스는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인도 정부가 러시아의 에너지 자원과 더불어 각종 금속 등 원자재에 대한 대량 구매에 나설 것이라고 14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인도 정부 관계자는 CNN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등 서방 국가에 대한 판로가 막힌) 러시아가 원유와 각종 원자재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며 “이들 제품을 인도가 받아들이게 된 점을 인도 정부는 매우 흡족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구체적인 구매량과 할인율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 밖에도 러시아의 최고 우방으로 꼽히는 벨라루스로부터는 싼 가격에 비료를 구매하는 방안도 인도 정부가 적극 검토 중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인도 정부가 국제 결제망에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러시아와 무역을 지속하기 위해 미 달러화(貨)를 사용하지 않고, 인도 루피화와 러시아 루블화로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가 러시아를 국제 외교·경제 무대에서 고립시키고 있는 와중에 인도가 뚜렷한 친(親)러 노선을 걷고 있는 것은 안보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인도의 가장 중요한 무기 수입국으로 꼽힌다. 스톡홀름 국제 평화 연구소에 따르면 1950~2020년 인도로 이전된 무기의 약 65%가 소비에트연방(소련)·러시아에서 온 것이다.
각각 히말라야 인근과 카슈미르 지역에서 국경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파키스탄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러시아를 적으로 돌릴 수 없는 것이 인도의 실정이다. 쿼드에 가입했지만 친러 노선을 버리지 않는 주된 이유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탄비 마단 선임연구원은 “인도는 러시아와 중국의 밀월을 면밀히 주시하며, 양국이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을 경계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역시 인도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인도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사전 양해를 구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에 화답하듯 인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비상임 이사국 자격으로 미국이 주도한 러시아 침공 규탄 결의안에 기권했고, 이어진 유엔 총회에서도 ‘대러 결의안’에 기권했다. 쿼드 정상회의에선 ‘러시아를 규탄한다’는 문구를 공동성명에 넣는 데 반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도의 행보엔 글로벌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에 적극적인 미국의 복잡한 심경도 한몫한다는 해석도 있다. 한 인도 안보기관 관계자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중국 견제의 핵심 축인 인도의 군 보급 문제로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려는 인도의 행보를 묵인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