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대표소송 좌담회’ 후 밝혀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 주체를 노동계 입김이 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전면 철회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달 25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논의에서 경영계 요구인 전면 철회가 전격 수용될지 주목된다.
최 전 이사장은 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국민연금 대표소송, 바람직한가’ 좌담회 참석 후 기자와 별도로 만나 “수책위 주도 주주대표소송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의 주주대표소송 주체를 기존의 기금운용본부에서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수책위로 일원화하는 방향으로 지침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 수책위가 주주대표소송 관련 서한을 20여개 기업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 최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주주대표소송을 하면 안될 뿐 아니라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행동 원칙) 자체를 하면 안 된다”며 “설사 대표소송을 하더라도 이는 기금운용본부 내에서 진행돼야 하고 정부에서 (구성원을) 임명하고 소집하는 위원회에서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전 이사장은 좌담회에서 “주주대표소송을 없애는 방법은 스튜어드십코드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처럼 정부 주도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에 관해 정부의 역할은 선수가 아니라 심판에 머물러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보건복지부나 국민연금공단은 기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성을 올리는 고유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며 “경영 전문성도 없고 좋은 의도도 없이 주주대표소송을 전담하는 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10대 경제대국의 위상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도 “국민연금이 소송에서 질 경우 장기간에 걸친 소송비용으로 기금의 주인인 국민만 피해자가 된다”며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소송 자체로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고 주가가 떨어져 기업, 연기금 모두 손해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국민이 맡긴 노후자금을 기업인을 혼내고 벌주기 위한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대표소송을 통한 기업 경영 개입보다는 지속가능한 기금 운용을 위한 제도 개혁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도 “정부는 그동안 국민연금이 기업을 감시규제하는데 걸림돌이 됐던 제도들을 꾸준히 제거해 왔고 대표소송 제기는 이러한 기업 지배의 최종 마무리 단계”라며 “수책위의 결정으로 실제 소송이 이루어진다면 국민연금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상장사를 통제하는 무소불위의 기구가 될 것”이라 우려했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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